여객기도 과속?… 비행기는 제한 속도도 없나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
여객기도 과속?… 비행기는 제한 속도도 없나
지연 출발 항공기 98% 평소보다 운항시간 빨라
과속기준 없이 관제사 지시따라… 안전수칙 시급
  • 입력 : 2016. 09.27(화) 00:00
지난 1월1일 김포에서 여수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기는 오후 2시45분에 출발해 오후 3시40분에 도착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운항시간은 55분. 그러나 이 항공기는 76분이 지연돼 오후 4시1분에 출발했는데 오후 4시37분에 도착했다. 운항시간이 3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당초 운항 예정 시간인 55분에 비해 19분이 단축된 것이다.

같은날 김포에서 광주로 가는 대한항공 항공기는 오전 8시30분에 출발해 50분 후인 오전 9시20분에 도착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 항공기 또한 64분이 지연돼 오전 9시34분에 출발했는데 도착시간은 오전 10시11분으로 운항 시간은 3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소 운항 시간인 50분보다 13분이 단축됐다.

이처럼 항공기의 경우 출발이 지연되면 예정된 운항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과속'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제한 속도 없는 항공기에 대한 안전수칙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운항된 국내선ㆍ국제선 항공기 7만6208대 가운데 23.6%인 항공편 1만8015대가 30분 이상 지연 출발 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 중 1대 꼴로 출발이 늦춰진 셈이다.

더구나 지연율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지난 5월의 경우 지연율이 30.4%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인 2014년 5월 항공편 지연율( 8.2%)과 비교해 3.7배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지연율 또한 지난 2014년 10.7%에서 2015년 14.6%, 2016년(1~5월) 23.6%로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기가 늦게 출발할 때와 정상적으로 출발할 때의 운항 소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 지연 출발한 항공편의 실제 도착시간을 분석해보니 전체 546건 중 98%에 해당하는 542건이 평소 운항시간보다 20% 이상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 항공기 지연이 과속 운항으로 이어지면서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항공기는 해당 기종별 운항 특성 및 탑재중량 등을 고려해 비행단계별 양력발생을 위한 적정속도를 유지하며 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과속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항공기 간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항공교통관제사가 운항 중인 항공기의 위치, 고도,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필요시 속도조절 관제지시를 발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sycho@jnilbo.com
사회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