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으로부터 버려지는 국민의당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외부칼럼
호남으로부터 버려지는 국민의당
  • 입력 : 2017. 01.10(화) 00:00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 25석 중 23석을 얻었다. 호남지역 전체 비례대표 정당득표율도 국민의당 47.9%, 더민주당 30.3%였고 광주시에서는 과반이 넘는 53.34%를 득표했다. 사실상 싹쓸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근 호남권 여론조사에서는 정반대로 더민주당 50%, 국민의당이 23%를 기록했다. 대선후보 지지율에서도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한자리수로 4위권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호남에서 이같이 변화가 일어난 데는 불과 7~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호남은 반 박근혜, 반새누리당 분위기가가 강한 곳이다. 현 탄핵국면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으로서는 지지율이 높아지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지지율 또한 급전직하 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박근혜 정부의 한 축을 담당한 것도 아니고 박근혜 정부 부역자들이 새누리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호남민심이 국민의당을 버리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지율 하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그들의 우유부단 함과 정권교체에 대한 이해도는 지지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정권교체를 못하더라도 친문재인 세력과는 손잡지 않겠다" "비박계 보수신당이나 반기문과 함께 하겠다"는 발언을 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지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가 더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이 더민주당 문재인후보 진영과 손잡지 않고 독자후보를 내게 되면 야권분열은 기정사실이 된다. 촛불 탄핵정국이라는 절호의 기회에서 호남민들은 야권 분열로 정권교체를 못하게 될 거라는 상상은 단 한순간도 하지 않고 있다. 비박계인 바른정당과 손잡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야권이 하나로 가면 정권교체는 간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뚱맞게도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이 반문재인을 외치며 반기문과 박근혜 부역자들까지 끌어들이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새누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보수진영은 이렇다할 대선후보가 안보이다보니 반기문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다. 반기문 지지층의 다수는 여당성향이다. 그가 귀국 후 어떠한 정치적 행보를 가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보수세력의 유력한 기대주 임은 분명하다. 보수정당과 반기문에 국민의당이 더해지면 더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반 문재인 정서에 기대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최상의 카드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바램은 새누리당 계보를 잇는 보수정권 재창출일 뿐 호남의 민심과는 거리가 멀다. 호남민들은 이명박ㆍ박근혜 보수정권 동안 민주주의가 말살되고 소수 가진 자들만의 세상으로 변해버린 것을 똑똑히 봐왔다. 탄핵 촛불을 들며 '이번 기회에 나라를 제대로 세우자'는 열망을 나타내고 있다.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은 당연히 이런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데도 반 문재인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

새해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호남민들의 대선후보 지지율 1위는 더민주당의 문재인이다. 호남을 홀대했다는 그가 호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반해 녹색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대선후보군은 존재감조차 찾기 어렵다.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지지율 1%도 안되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탄핵 촛불 정국에서 두 자리 지지율을 기록하며 일약 정치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DJ의 후예임을 강조하고 호남정치의 복원을 역설하던 그들에게 이재명 같은 다크호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국민의당 행태를 보노라면 조기대선은 그들에게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대선과정에서 호남민심에 역행함에 따라 공중분해 될수도 있고 야권 분열에 따른 대선 패배의 주적으로 전락해 정계은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촛불정국의 대미는 뭐니 뭐니 해도 새누리 보수정권을 갈아엎는 '정권교체'다.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세력이 호남민으로부터 버려지지 않는 길이 무엇인지, 상식선에서 접근하기 바란다.


정찬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대외협력국장
외부칼럼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