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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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소아의 건강
  • 입력 : 2017. 02.27(월) 00:00



얼마 전에 4살의 남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본원에 내원했다. 아이는 기침, 코 막힘 등의 만성 비염과 밤에 잘 때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체력이 약해진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엄마가 염려하는 것은 엄마 아빠는 키가 큰 편인데, 아이는 또래에 비해 키가 작다는 것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소아가 어떻게 병이 잘 오고, 왜 잘 낫지 않는지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아이들에게 잦은 감기, 만성비염, 축농증, 장염 등 다양한 양상으로 질병이 나타난다. 옛말에 성인남자 10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성인여자 1명을 치료하는 것이 어렵고 성인여자 10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소아 1명을 치료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의사입장에서 알고자 하는 사항을 묻기 어렵고 소아는 말로써 증상을 표현하는 데 서투르며 또한 어린아이는 맥을 짚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서 요즘 아이들이 더 약하고 질병을 잘 앓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임신 기간 동안 산모가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의 건강은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을 포함하는데 정신적인 건강은 임산부가 七情(칠정) 즉, 스트레스의 영향을 얼마나 받느냐에 달려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칠정이라고 세분화해서 표현하는데, 노(怒ㆍ성냄)는 간, 희 (喜ㆍ지나친 기쁨)는 심장, 사( 思ㆍ생각이 많은 것)는 소화기, 우(憂ㆍ근심)과 비(悲ㆍ슬픔)는 폐, 공(恐ㆍ두려움)과 경(驚ㆍ놀람)은 신장과 연관이 된다. 흔히 화가 많이 날 때의 경우 간의 기능이 떨어진 것을 바로 알 수 있는데, 나도 모르게 짜증이 많이 나거나, 눈이 잘 충혈 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무척 피곤하며, 손발톱이 푸석푸석 해지는 것 등이 그것이다.

임신 중에 시댁이나 시부모와의 갈등, 남편과의 다툼, 경제적인 문제, 혹 일을 하는 경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직장동료와의 갈등 등 기타 임산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게 되면 엄마가 스트레스로 긴장하여 감정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때 엄마의 혈액 내로 증가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코티솔, 엔돌핀, 엔케팔린 등이 태반을 통하여 태아에게 전해져 태아에게도 똑같은 긴장감과 흥분상태를 유발시켜서 태아의 발육을 원활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아드레날린은 엄마의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서 태아에게 전해지는 혈류량을 떨어뜨려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하게 하여 뇌 기능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이런 아이는 성장하면서 지능저하나 운동장애를 나타낼 수도 있으며 정서가 불안한 아이가 될 수도 있으니 임산부는 항상 엄마의 감정상태가 그대로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평온하고 바르게 가져야 한다.

또한 임신 중의 식생활이 태아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데, 임산부가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느냐에 따라 소아의 식성이 많이 좌우된다. 임산부는 될 수 있는 한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입에 맞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다면 소아 또한 엄마의 식습관을 닮는 경우가 많고 태아에게 고른 영양소가 전달될 리도 없다. 때문에 임산부는 본인의 건강과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 음식을 골고루 먹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중 스트레스나 잘못된 식습관으로 약해진 태아들은 출생 후 신생아황달, 태열, 초등학교 이전의 시력 및 청력의 감퇴, 축농증, 중이염, 잦은 감기와 배탈, 오줌싸개, 주의산만 등의 증상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선천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선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후천적으로라도 건강에 많은 신경을 써야만 하는데, 소아가 후천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잘 먹은 음식물의 영양소가 온 몸에 고루 공급이 돼 신체가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다양한 질환으로 오는 소아환자들이 있으나 가장 어려운 경우가 밥을 잘 먹지 않은 것으로, 이런 경우는 전문한의사의 상담을 통해 아이의 체질에 맞는 정확한 처방의 한약(위와 장을 따뜻하게 하여 활동력을 높임)을 복용시켜, 위장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식욕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꾸준히 진찰을 하면서 변화되는 몸의 상태에 따라서 한약을 꾸준히 장기간 복용시켜야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의 의미는 아이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서 변화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일단 식욕이 좋아져서 밥을 잘 먹게 되는 경우 소아 건강의 반 정도는 회복되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아이들이 살이 찐다고 한약복용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한약을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체질적인 면과 음식을 어떻게 복용하느냐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물론 잘 먹고 건강한 아이는 한약을 복용시킬 필요가 없지만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병을 달고 사는 아이들의 경우 반드시 후천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따라서 부모의 꾸준한 관심과 신경이 필요하다.

신권성 MK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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