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문화, 지역 공동체 '문화'로 부활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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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소한 문화, 지역 공동체 '문화'로 부활시키다
도시 재생 커뮤니티 형성
건강한 문화 생태계 조성
소프트파워 정책 1호 공간
  • 입력 : 2017. 06.19(월) 00:00
2015년 공공미술 시범사업으로 운영된 컨테이너 형태의 \\\'감만문화놀이터\\\'
문화, 이제 경제다<6> 부산 '감만창의문화촌'

부산의 감만창의문화촌은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을 목적으로 조성된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복합문화커뮤니티 공간이다. 한때는 부산 대표 물류 지역이었지만, 유휴공간이 된 감만동을 예술을 통해 문화적 재생을 꿈꾸며, 시민과 예술가가 만나 함께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감만창의문화촌은 예술가와 시민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서 이제는 지역 공동체를 '문화'로 부활시킨 대표 사례가 되고 있다.



●유휴공간 다시 시민의 품으로

과거 감만동은 감만항 일대 부두ㆍ터미널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공장과 기업들이 밀집된 부산 대표 물류 지역이자 도시의 상업이 성업해 북적이던 동네였지만 산업환경이 변하면서 유휴공간으로 변했다. 번영의 상징이었던 컨테이너 차량으로 사건 사고까지 잇따라 감만동의 동천초등학교마저 이전된 뒤 동네는 더욱 활력을 잃었다.

학교 이전으로 유휴공간이 된 공터에 부산시청과 교육청이 힘을 합쳐 재건축이 아닌, 재생을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취지로 지상 5층 규모의 복합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아이들이 뛰놀던 학교 건물의 1층은 시민향유공간, 2층 부산문화재단 사무공간, 3층 문화예술교육공간, 4층은 입주작가 창작공간, 5층은 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재구성됐다.

감만창의문화촌은 특히 '감만할매합창단', '꿈나무 예술체험', '에코공방', 감만동 주민들이 작사ㆍ작곡에 참여해 동네 주제가를 만든 '우리가(歌)' 등 지역민에 초점을 맞춘 사업들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사업은 '감만생활문제해결소'다.

감만 지역 은퇴한 전문 기술자와 전문인들이 지역 주민들의 애로점과 문제점을 해결해 지역 내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지역사회공헌의 기회를 창출,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이일록 감만창의문화촌 프로그램 매니저는 "전구를 갈거나, 지붕 팔레트를 수리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돕는 이 프로그램은 문화ㆍ예술과는 거리가 멀어보여도 도시 재생이라는 목적 아래 지역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진행해오던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감만동 전체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면서, 사업의 방향성을 다시 재정립해야 했다.

감만창의문화촌 관계자는 "재개발 이후에도 그동안 진행해 왔던 지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들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 공간에 대한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지역민들의 삶과 추억이 담긴 마을을 돌며 메모리얼을 구축, 건설사와 협의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업실을 나온 예술가들

부산에서는 대규모 문화산업에만 집중됐던 과거 문화정책에서 탈피해, 사람 중심, 시민들의 피부에 직접 닿는 문화정책의 하나인 '소프트파워 정책'을 펼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었다. 그에 따른 정책 1호가 바로 감만창의문화촌이다.

정책에 따라 감만창의문화촌은 지역민과 함께 예술가 육성 지원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입주예술가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하고, 전회시 및 공연 등 창작지원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창작공간 및 입주작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지원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개관 당시 약속한 지역 예술가에게 창작공간 제공을 지키기 위해 4층 전체를 14개의 레지던스 작업실로 꾸미고, 올해는 개인과 팀을 포함해 총 105명의 예술가들이 작업을 펼치고 있다.

입주작가인 더 발레 프로젝트 박정윤 안무가는 "무용의 경우 연습실을 빌리려면 이중으로 돈이 드는데, 이 곳은 특히나 5층에 위치한 대연습실을 작가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며 "입주 전에는 1년에 3~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입주 후에는 한달에 3개씩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작업 공간과 개인 작업 시간을 갖기 위해 감만창의문화촌을 찾아온 예술가들은 이제 정형화된 무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박 안무가는 "이제 예술가들도 형식적인 무대에서 벗어나 시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우리가 하는 작업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여줄 수 있다. 오히려 지역민과 함께해야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은 감만창의문화촌만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표현했다.

감만창의문화촌 관계자는 "초기에는 입주작가들인 지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부담을 가졌지만, 이제는 입주 작가들이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먼저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글ㆍ사진 강송희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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