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 하는데"… 학생들 소음ㆍ먼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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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업준비 하는데"… 학생들 소음ㆍ먼지 피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 건립
광주 광산구 마이스터고 학습권 침해 논란
학부모ㆍ교직원 등 구청ㆍ국민신문고에 민원
  • 입력 : 2017. 06.19(월) 00:00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 앞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공사로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의 마이스터고인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이하 광주 자동화고) 학생들이 중요 기업 취업시험을 앞두고 학교 바로 앞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재건축 공사로 학습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광주 자동화고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사 중인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아파트' 재건축과 관련 시공사에 개선을 요구하며 2차례에 걸쳐 413명과 459명의 서명을 받아 광산구청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아파트 공사로 학생들의 소음, 먼지 피해 및 등ㆍ하굣길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원을 제기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16~17일 현장을 방문한 결과 학교 주변은 대규모 철거ㆍ건설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먼지, 소음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공사로 인해 기존의 등ㆍ하굣길이 폐쇄돼 학생들은 공사장을 우회해서 학교를 드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공사인 A건설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철거에 착수했으며 현재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파트 재건축 공사는 총 1660세대 규모로 15층부터 25층 규모 아파트 25개동을 건립하는 대형 공사다.

문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광주 자동화고 학부모회가 시공사 및 송정주공아파트재건축사업조합장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22일부터 5월27일까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17)군 등 5명의 학생이 급성기관지염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학생들은 지난 5월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외에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로 인해 질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자동화고 최금영 행정실장은 "공사 초반 2개월은 방진막도 설치되지 않은 채 공사가 이뤄져 먼지가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며 "시공사와 재건축사업조합과 논의해 80여대의 공기청정기를 지원받기로 했으나 31대만 설치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6월은 졸업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는 광주 자동차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주요 기업체 입사시험이 내정돼 있는 중요한 시기다.

광주 자동화고 이정상 교감은 "6월엔 한국전력 및 삼성 계열사 채용인턴형 시험이 몰려 있다"며 "지난 10일 한전KPS 시험이 시행됐고, 곧 한국전력공사 시험이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이 시험이 수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공사장 소음ㆍ먼지 피해와 함께 학생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등ㆍ하굣길이 폐쇄됨에 따라 공사장을 우회하는 불편도 겪고 있다. 학교로 향하는 유일한 통행로가 살수차에서 나온 물에 잠겨 신발이 젖기도 한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정모(18)군은 "예전엔 공사장을 가로질러 버스정류장에서 정문으로 난 통행로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사 때문에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며 "길이 물에 잠겨 교실에 도착한 친구들이 양말을 말리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공사 관계자는 "6m 높이 방음벽을 설치해 소음문제를 최소화하고 구청과 협의해 도로 보수를 실시하겠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실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아 학생들의 통학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ㆍ사진=박종호 기자 jhpark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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