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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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아인슈타인의 충고
  • 입력 : 2017. 06.23(금) 00:00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은 현대 물리학의 정수다. 그동안 과학계는 뉴턴의 만유인력에 의존해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그때까지 물리학의 정설이었던 시간의 개념을 상대적으로 바꿨다. 질량(m)은 에너지(E)의 양을 광속도(C)의 제곱으로 나눈 값과 같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 원리가 바로 상대성이론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이 같은 발견은 인류에게 희망이면서 비극의 시작이었다. 질량이 축소될 때 만들어지는 엄청난 에너지, 곧 핵이야말로 인간에게는 '양날의 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아인슈타인의 이 공식을 활용한 원자력 발전은 금세기 최고의 불루오션이었다. 값이 싸고 효율이 높은데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꿈의 에너지'로 까지 불렸다. 그러다보니 1954년 미국 원자력위원회와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가 펜실베이니아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규모의 발전소를 세운 뒤 원전은 미국과 프랑스 등 모두 30여 개 국에서 전 세계 전기의 14%를 생산하고 있다.(한국원자력문화재단)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회원국도 168개 국에 이른다.

많은 비극도 안겨줬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20여 만 명에 이르는 시민을 희생시킨 원자폭탄이 대표적이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과 1986년 옛소련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원자로의 폭발도 인적ㆍ물적 피해가 엄청났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는 폐허로 방치돼 있다. 2011년 3월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4기의 원자로가 폭발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가공할 인명피해와 환경오염을 불러왔다. '원자력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민국 1호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지난 18일 영구 정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천명했다. 원자력 발전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 봤듯 재앙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사고 시 피해가 치명적이다. 그동안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방사능과 다량의 핵 폐기물도 미래 세대에게 남겨진다. 원자력의 아버지 아인슈타인은 "핵 기술의 발전은 결국 인류의 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아인슈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다행이다.

이용환 논설위원 hwany@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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