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나라 세계문화도시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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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감'을 주는 나라 세계문화도시 꿈꾸다
문화, 이제 경제다<8> 영국 런던
  • 입력 : 2017. 07.26(수) 00:00
템즈강에 위치한 타워브리지(왼쪽)와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2002년도 완성한 런던 시청. 유리달걀이라고도 불리며, 멀리서 보면 엄지손가락을 닮았다.
문화는 도심지역이 고유한 브랜드를 개발, 독특하고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문화의 도시브랜드는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한다. 그 결과로 도심상권의 활성화에 필요한 구매 고객의 증가와 다양한 형태의 지역경제 활성화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 문화는 곧 지역의 경쟁력이 되고,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를 활용한 지역 개발 및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곳이 바로 영국 런던이다. 런던은 빅벤, 버킹엄 궁, 2층 빨간색 버스 등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자산들과 랜드마크들을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관광에 활용하고, 이를 경제활성화로 이끌어내고 있다.



●예술가ㆍ시민 위한 문화정책

런던은 문화의 도시로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에 영감을 주는 나라다. 런던이 세계에서 가장 문화적으로 활기찬 도시 중 하나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세계 10대 박물관과 갤러리 중 3곳이 런던에 있으며, 런던에만 총 857개의 미술관, 380여개 이상이 넘는 공공 도서관이 있다.

웨스트민스터 궁전 및 큐의 왕립 식물원 등 4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며, 런던 시민들의 84%는 도시의 문화적 배경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대답할 정도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런던시는 문화에 대한 욕구가 많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정책을 펼치고, 거리 곳곳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공연들이 진행된다. 런던시는 매년 7월 18일을 '런던 내셔널 버스킹 데이'로 지정하고 트라팔가 광장 등에서 3주간 버스킹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이 외에도 런던 곳곳에서 1년에 1만7000건이 넘는 음악 공연이 진행되고, 동성애 페스티벌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들도 매년 열려, 축제기간에 맞춰 런던을 방문하는 세계 청년들도 많다.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런던시와 런던교통공사는 공연 데뷔 기회를 잡기 어려운 청년 예술가들에게 거리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16~25세 청년 예술가 100명을 선정해 하루동안 런던 지하철 내 1인당 20분씩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심사위원과 시민이 선정한 10명에게는 지하철에서 정기공연을 할수 있는 자격도 부여했다.

150년 이상의 역사 지하철 공간이 슬럼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시민에게 수준 높은 현대미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는 지하철을 특색있는 예술공간으로 꾸미는 재생 사업 '아트 온 더 언더그라운드(ART on the UNDERGROUND)'을 시행했다.

오래된 지하철 공간을 예술을 통해 다시 재생시키고, 하나의 문화공간으로서 예술가에게는 새로운 공간 창출을,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현대미술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런던시는 시민들에게 유명한 작가부터 신예 작가까지, 전 세계의 능력 있는 예술가의 작품을 런던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세계문화도시 꿈꾸는 런던

영국은 '문화란, 차세대를 리드하는 고도의 지적 감성산업'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창조적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했다. 대상도 미술이나 무대예술 등 일반적인 예술에 한정하지 않고, 영화, 레코드 산업, 디자인, 게임 소프트, 패션 등 폭 넓은 문화산업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하나의 예가 런던 디자인페스티벌이다. 15년째 진행중인 런던 디자인페스티벌은 패션 위크, 런던 영화제와 함께 매년 9월 열린다. 400개가 넘는 이벤트와 전시회로 구성되며, 도시 전역이 공연장이 된다. 런던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페스티벌로 60개국 이상에서 3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1250개가 넘는 디자인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줬고, 8000만 파운드 (한화 약 11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런던은 문화에 많은 노력을 쏟으며 '세계문화도시'를 꿈꾼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문화수도로 발전하기 위해 이미 2004년부터 '런던문화수도계획'을 수립해 추진했다. 런던문화수도계획은 4가지 전략 12대 정책으로 구성됐다. 4대 전략은 세계도시 전략(Excellence), 창조성 전략 (creativity), 접근성의 제고 (access), 문화의 가치 창출 (value)등이다.

이에따라 △세계적 수준의 문화시설과 이벤트 마련 △문화적 다양성을 장려하는 문화지원체제 개선 △런던 브랜드 개발 △문화교육을 통한 창조적 인재양성 △문화를 통한 공동체 진흥 △런던 개발과 재생을 위한 문화 활동 장려 등의 정책을 진행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진행하면서도 문화프로그램을 빼놓지 않았다.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다양한 길거리 공연, 게릴라 공연,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익스트림 댄스 등 4년간 1억 2662만 파운드의 예산을 투입해 영국 전역에서 18만건의 행사가 치러졌다. 이를 통해 런던을 세계에 홍보했고, 런던올림픽 문화 프로그램은 문화예술 강국으로서 영국의 자신감과 국제도시 런던의 매력을 지구촌에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또한 런던시는 런던 자체를 창조적 공간으로 계획하는 'Strategies for creative space'를 제출했다. 계획에 따르면 기회지역과 기능강화지역, 재생지역, 전략적 고용지역 등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창조적 네트워킹을 위한 컨버전스 센터, 창조인력 유치 및 활동 지원을 위한 장기임대제도, 공공시스템 내에서 창조적 교육, 창조성을 표출하기 위한 건축 및 공공공간 활용과 풀뿌리 창조집단 육성 등이 추친된다.

런던 문화부 관계자는 "과거 도시 성장에서 문화예술 분야는 빠져있었지만, 이제는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 산업 등의 가치가 커졌고, 발전의 척도가 됐다"며 "창조산업 등 런던은 앞으로 문화를 통해 창조인구를 끌어모으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글ㆍ사진 강송희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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