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차별을 넘어 학벌차별 청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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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지역차별을 넘어 학벌차별 청산을
  • 입력 : 2017. 11.14(화) 00:00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으로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추미애 대표로부터 일등포상을 받았다. 또한, 필자는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적폐청산에 성공하여 우리 역사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길 그 누구보다 바란다.

그런 필자가 문재인정부에 쓴소리가 든 칼럼을 쓰는 이유는 내부적 비판이 없이는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없다는 마음에서 이다. 필자는 고위직 인사청문회가 후보자들에게 업무능력을 우선시해야지 너무 지나친 도덕적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칼럼을 쓴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후보자가 임명되고 그의 재산형성과 언행이 언론에 타면서 그 동안 내 생각에 큰 낭패감을 느꼈다.

야당에서는 홍종학 후보자에 대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로남불'의 결정판이라며 비판이 거셌다. 언론도 이에 동조하는 기사가 남발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평소 '부의 대물림'을 비판해왔는데 자신은 미성년 자녀를 이용 서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쪼개기증여 방법으로 절세를 하여 부를 대물림 했고 또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자녀들은 특목고에 보냈다 등을 비난받고 있다.

위 두 문제는 청와대 말처럼 홍 후보자가 법을 어기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국민들 감정을 크게 상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필자가 이 문제보다 더 크게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홍 후보자가 1998년에 펴낸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공부법 소개 책에서 나온 학벌주의, 엘리트 지상주의자처럼 보이는 말들이다.

그 책 내용 중 '좋은 대학 들어가지 못하면 빌 게이츠가 될 수 없다'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 따르고 다시 물질적 풍요는 성적순으로 배분된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는 건 거짓말이다.' '명문대를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그들에겐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 등등 그 말들에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잠깐 본 인사청문회에서 홍후보자와 여당일부의원은 '책의 주 내용은 그런 내용이 아니며 서울대 만능 발언은 책 내용 중 극히 일부 발언으로서 반어법적 표현으로 해석할 필요있다' 라며 변명을 했다.

그런 변명을 하기 전에 이미 청와대는 홍후보자를 임명하기 전 그 책 내용을 살펴 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임명을 강행했다면 청와대 인사시스템 내부에도 학벌지상주의나 엘리트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지 않나 하는 큰 걱정이 앞선다.

언론에 보도된 아래 자료를 보면 그 걱정이 더 깊어진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전 정부 1기의 행정부 차관 이상과 청와대 수석 이상 주요 인사 67명을 대상으로 재산, 출신 학교, 출신 지역, 연령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출신 대학은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 64.2%(43명)로 전체의 3분의 2 가까이 차지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절반도 못되는 48.5%(32명)였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출신이 40.3%(27명)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13.4%, 9명), 연세대(10.4%, 7명) 출신이 2, 3위를 차지했다.

문재인정부 교육정책 큰 줄기는 '고교 서열화를 해결하기위해 자사고, 특목고를 폐지하고 공교육을 정상화 시켜 진로적성교육을 강화하고 SKY로 상징되는 일등주의 대학입시제도인 학벌주의 적폐를 청산' 하는 것이다.

그런데 홍 후보자 임명과 자료에서 보다시피 문재인 정부 첫 인사부터 학벌문제는 거꾸로 가고 있지 않은 가?

이것을 필자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어리둥절하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청산되야 할 적폐가 학벌주의다. 고질적인 학벌주의는 대학입시 과열, 입시위주 고교교육, 과도한 사교육비, 수도권 인구 집중 등 당면 사회문제들의 근원적인 본질이다.

요즘 한참 말썽이 되고 있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인성이 마비된 고위직들 이 모두가 학벌주의가 만들어 낸 괴물이다.

우리 사회정의를 지켜 내야 할 법조계는 학벌주의가 더 심하다. 90%이상이 SKY대 출신이다.

이런 적폐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재인정부가 첫인사부터 SKY대 출신이 박근혜정부 때보다 16%이상이 많다는 것을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홍종 학후보 말 '명문대를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그들에겐 한계가 있고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에 동조하고 있다고 봐도 되는 가?

내 주위에는 거의 대부분 지방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방에서 커 온 사람들이다. 잘은 몰라도 그 분들 중 요즈음 인사청문회 때 나온 후보자들과 비교해 업무적합성, 도덕성 등에서 떨어지지 않은 분들이 상당히 많다. 문재인정부는 적합한 인사찾기가 힘들다고만 하지말고 눈을 더 멀리 들고 지방에 감춰져 있는 진짜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

지방대 출신 비중은 2012년 15.8%에서 2013년도 14.6%, 지방 국립대 역시 9.5%에서 8.9%로 각각 줄었다.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도 지방대출신 고위직은 극소수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일부로라도 고위직에 지방대 출신을 대폭 늘려야 한다. 또 정부가 직접나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지방대학 발전지원 특별법 제정안' 등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법률안 재ㆍ개정에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 첫 인사부터 이와는 완전 거꾸로 가는 인상을 주고 있어 걱정이다. 하루 빨리 촛불이 명령한 적폐청산 정신 원위치로 되돌아오길 바란다. 이제는 지역차별을 넘어 학벌차별 청산에 나서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박철홍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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