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특급호텔과 면세점 유치는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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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광주에 특급호텔과 면세점 유치는 요원한가
  • 입력 : 2018. 01.16(화) 00:00



BYC 전주공장의 폐쇄 및 해외이전 결정, 대한방직 전주공장 매각, 그리고 군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오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이 중단되었다. 이 외에도 익산의 태양광 웨이퍼 생산업체인 넥솔론, 방직업체인 전방주식회사, 창해에탄올, 완주의 (주)TSPS,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한국 GM의 군산공장 등도 폐업했거나 가동중지 및 철수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리 지역의 이웃인 전북에서 발생했고, 진행되고 있는 일들이다. 이로 인해 전북의 고용률(2017년 12월 기준)이 55.9%로 전년 동월대비 1.5%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뒷북 행정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전북을 살릴 수 있는 강경책 모색의 필요성이 언론을 통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전북경제의 어려움을 남의 동네의 일로만 여길 수는 없다. 광주 또한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광주의 인구는 어느덧 대전에 뒤지고 창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인구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도시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알리는 위험 신호다. 광주지역 내 유수의 기업(기아자동차, 삼성전자, 금호타이어, 광주신세계, 세방전지 등)은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이들 또한 지역경제와 관련하여 녹록하지 않다. 지역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산업은 위협과 기회 요인(장기 불황, 경쟁 심화, 국제 정세 불안, 4차 산업혁명, 환경문제)이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지역경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한파를 맞이할 수도 있다. 실제 기아자동차의 경우 2014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생산량이 점차 줄고 있으며, 지난해 광주공장 협력업체 가운데 법원에 회생신청(6개)과 파산(3개)이 이어지면서 위기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생산라인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협력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독자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수자에 따라 인력 감축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매각이 무산된 뒤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광주정신에 의해 빛나는 도시가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에 너무 등한시 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처럼 새삼스레 먹고 사는 문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런 열악한 살림을 후손들에게 물러줄 순 없다.

광주시는 일자리 창출과 미래먹거리로 에너지 신산업, 친환경자동차, 문화콘텐츠 육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키우는 데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는 장기적 과제로 다루어야 할 사항이다. 광주의 열악한 경제구조를 조속히 해결하는 방법은 양질의 기업유치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더 이상 인구유출, 청년 실업률 증가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먼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손에 잡히는 기업유치가 중요하다.

기업유치와 관련하여 우리는 간혹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자식들이 대기업에 취업하기 바라면서도 정작 기업 유치에는 소극적이다. 과거에 교보문고가 우리지역의 진출을 준비할 때 입점을 결사 반대했다. 그래서 동네 서점들이 번성했는가? 교보문고가 없는 대도시는 광주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지역민들이 서울이나 부산에 가서 쇼핑을 한다. 광주에는 명품을 살 수 있는 특급 백화점이나 면세점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계층에 국한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역외유출이다. 반면에 지난해 7월 본사와 생산공장을 광주로 이전한 대유위니아는 생산공장 최신화와 생산규모 확대에 필요한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 512억원을 투자했으며, 28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이와 함께 광주에 위치한 30여개의 신규 협력업체와 협업을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64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함께 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에 대한 기업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더 이상 기업유치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먹고 사는 문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미래의 잘사는 광주를 위해서는 명분과 함께 실리도 챙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광주의 경제활성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범시민 공감대와 지역 성장형 경제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급호텔과 면세점 유치는 주변 일부 중소상인들의 반발로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또 한 해를 넘겼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도 11년째 표류 중이다. 에너지밸리나 자동차밸리와 같이 장기적인 과제는 가시적인 성과의 목마름보다는 인내력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며, 지지부진한 투자유치와 개발사업 과제는 결단력이 요구된다.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를 잡는 지혜가 필요하며, 지역의 실리를 냉철하게 따져야 할 시점이다. 이제 지역의 실리를 위해 거시적 안목으로 극한 환경에 대응하면서 대기업의 투자도 끌어 안을 수 있는 넓은 도량을 가진 우리 지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최지호 전남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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