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학생독립운동가 기리는 추모시설 건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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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나주학생독립운동가 기리는 추모시설 건립을
  • 입력 : 2018. 01.19(금) 00:00



전라도의 정명 1000주년의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다. 연초에는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세우고 소망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노력한다. 광주와 전남북의 지자체에서 정명 천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세우고 추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환영하고 내실있게 추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지금 무엇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지를 잘 판단해서 추진하면 좋을 것이다. 흔히들 나주는 주인의식이 강하고 정의로운 의향이라고 말한다. 역사의 어렵고 힘든 고비마다 정의로운 활동을 전개해왔다. 멀리 임란의 의병활동에서부터 한말 의병 운동, 그리고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까지 줄기차게, 가장 활발하게 전개해 온 것이다. 그 중에서도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으로 알려진 학생독립운동은 나주역에서 광주까지 통학하던 나주 학생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나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에서 한국인 여학생을 희롱하던 일본 학생들에게 항의하던 나주 학생들과 다툼에서 시작되었다. 일명 여학생 댕기머리 사건이 그것이다. 일본 경찰들과 일본 교사들의 일본 학생을 두둔하고 한국 학생들을 처벌하고 탄압한 것을 참지 못한 광주지역 학생들이 11월 3일에 광주 시내의 거리 투쟁이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사건이다.

학생독립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200여개의 학교와 5만 4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하고, 널리 외국까지 확대되어 3ㆍ1운동 이후 최대의 독립운동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독립정신과 애국정신을 드높힌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나주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늦게나마 옛 나주역에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어 나주학생독립운동의 활동과 의미를 전시하고 있다.

나주학생항일운동에 참가한 나주의 독립운동가들은 80여명에 이르며,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데 나주에는 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는 탑이나 추모관이 없다. 현재 광주에는 광주제일고, 전남여고, 광주자연과학고, 광주교육대학에 학생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추모탑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정작 학생항일운동의 시발지였던 나주에는 추모탑이 없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하곤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독립운동가들이 1층 전시실에 영정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이젤에 기댄 영정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나 방문객들이 항일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이해하고 독립정신과 민족의식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서 나중의 학생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는 추모탑과 추모관을 건립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다행히 올해 나주시에서 추모탑을 건립을 위한 용역비가 적은 액수지만 반영되었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큰 박수로 환영한다.

그동안 나주학생항일운동을 알리기 위한 나주학생독립운동사를 정리하고, 또한 나주학생독립운동 페스티발과 학술대회를 간헐적으로 해온 것은 사실이다. 내년이면 나주학생항일운동은 90주년이 된다. 이제라도 추모탑을 건립하고, 더 나아가 추모관을 세워 온 몸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한 학생독립운동가들을 기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활동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함께 해야 한다. 시청과 시민이 함께 하여 나주학생독립운동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함께 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시민들의 추모탑 및 추모관 건립을 위한 홍보와 기금 마련 활동이 같이 전개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정의롭고 민족 사랑을 가장 선도적으로 전개한 나주를 의향 나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재정적인 지원이 우선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민관이 협치하여 민족의 얼과 혼을 되살리고, 일제 강점기의 엄혹한 시절에 국난 극복의 모범을 보였던 나주학생항일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난국의 해결할 수 있는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어느 민족운동가의 말을 다시 새겨들어야 한다. 나주에 나주학생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추모탑이 세워져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당당한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을 현장 역사교사로서 간절히 소망한다.


김남철 완도교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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