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좀먹는 일회용품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환경복지
지구를 좀먹는 일회용품
편리와 이기의 산물… 자원낭비
플라스틱 재질 쓰레기 분해 안돼
수백년 해로운 화학물질 내뿜어
  • 입력 : 2018. 02.06(화) 21:00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 백(비닐 백)의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사람은 징역까지 각오해야 한다. 최초로 플라스틱 백의 사용을 금지시킨 나라는 이탈리아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 많은 주 또한 주법으로 이를 금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말라카 주 등 여러 주정부에서는 여기에다 1회용 스티로폼 용기의 사용까지 금하고 있다. 미국의 시애틀에서는 심지어 1회용 스트로(빨대)까지 유통을 금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 그리고 도시나 지방정부들이 이처럼 국법이나 도시, 지방정부의 법으로 1회용 컵이나 용기, 특히 플라스틱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우리가 사는 도시와 지역에서는 어떤가.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도 1회용품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과 제도가 있다. 1회용 컵이나 수저, 젓가락, 접시 등을 요식업소나 접객업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예식장이나 장례식장 등은 예외). 그러나 관공서, 공공기관, 각종 사무실 등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약국, 시장, 슈퍼 등에서 1회용 비닐 백이 자유롭게 제공되고 있다. 심지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시청, 구청에서도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있다. 말만 앞서고 실행은 되지 않는 '환경 불감증' 사회가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는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2050년께, 해양에서 물고기 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그물에 걸려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훼손이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이로 인해 물고기를 포함 바다 동물들의 생명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작년 발표된 UNEP(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의하면 '모든 해양의 1평방 마일 내에 46,000개의 플라스틱 부유물 쪼가리들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케냐나 이탈리아 정부, 캘리포니아나 말라카 같은 지방정부에서 법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 등 국제적 기구에서도 가능한 한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서 1회용품 특히 플라스틱 1회용품의 생산이나 유통,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그린피스나 지구의 벗 등 국제적인 NGO에서도 연간 수십억-수백억 개에 달하는 양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1회용 커피 컵이나 코카콜라 페트병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회용품, 특히 플라스틱 1회용품은 편리와 이기의 산물이다. 어떤 모임에서 다과를 제공할 경우 정성이 요구된다. 일반적인 컵이나 접시 그릇 잘 보관해야 되고, 사용 후 다시 세척해서 보관해야 한다. 1회용품을 사용하게 되면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매입 후 사용하고 곧바로 휴지통에 버리면 끝이다. 사람들은 자원낭비, 폐기물처리 과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질의 쓰레기는 생분해되지 않는다. 수십 년, 수백 년 썩지 않고 해로운 화학물질을 내뿜는다.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며, 바다로 흘러들어가거나 배출될 경우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 물고기나 바다 포유동물의 생명을 좀먹고, 먹이연쇄의 과정을 거쳐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

환경파괴는 생명파괴이고 간접적인 살상행위이다. 이것은 진리이다. 비닐 백이나 각종 1회용품 이슈는 지구온난화나 핵발전소 문제 등과 비교할 때 작고 하찮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UNEP의 해양생태계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결코 하찮은 문제가 아니다. 지구 환경생태계를 좀먹는 일인 것이다.

시민들, 특별히 사회적 지도자들의 환경적 도덕적 각성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실천하지 않고, 공동체 사회에 해를 끼친다면 정부 혹은 지방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서 시민들의 행위를 강제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케냐 정부,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나 시애틀 시가 그러했듯이 법을 제정하고 시행해야 한다.

순간의 편리와 이기보다, 약간을 수고를 택한다면 일회용품은 추방할 수 있다. 비닐 백의 사용 없이도 얼마든지 시장을 볼 수 있고, 물건도 살 수 있다. 1회용품을 추방하고 지구와 환경과 공존하는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숙고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임낙평(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이사)
환경복지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