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제는 '인지장애증'으로 불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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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몸
"치매, 이제는 '인지장애증'으로 불러야"
나이ㆍ성별 무관하게 발병 가능한 뇌질환 '치매'
'어리석다'는 병명 담긴 부정적 의미 오해ㆍ편견
2020년 치매환자 80만명… '조기진단' 관심을
  • 입력 : 2018. 02.27(화) 21:00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언하고 치매로 고통 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치매는 낯설고 부정적인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인식이 치매 치료의 핵심인 '조기진단'을 꺼리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한국 건강관리협회 광주ㆍ전남지부 내과 전문의 김동규 (사진)원장은 치매라는 병명에 대해 "우리말 치매는 '어리석다'는 의미를 가진 '치'와 '매'를 합성한 용어다"며 "이 표현은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치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의 뇌기능이 후천적으로 손상 또는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는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연구를 통해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나타날 수 있는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44만명의 노인성 치매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2020년에는 환자 수가 약 8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치매는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김 원장은 "치매환자들은 초기에 건망증 정도로 생각하고 치매의 초기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일어난다"며 "기억력뿐만 아니라 언어와 행동에도 장애가 오는 치매의 증상만 생각하고 있다가 초기 치료를 놓치기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이 치매 치료의 첫 단추라고 말한다. 치매진단이나 원인감별을 위해 다양한 검사들이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그중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뇌의 구조 및 기능을 확인하는 뇌영상검사와 뇌 각 영역의 기능을 평가하는 인지기능검사를 지목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호자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은 약 90가지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뇌수두증, 두부 외상,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뇌종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등이다. 전문가들은 원인 교정이나 치료에 따라 치매 증상이 개선되거나 해경되기 때문에 원인감별을 위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인식이 노환과 부정적인 시각에 갇혀버린 탓에 조기진단은 쉽지 않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 홍콩, 대만의 경우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각각 인지증(認知症), 실지증(失智症),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변경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7월17일 치매란 명칭을 '인지장애증'으로 바꾸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김 원장은 "치매 치료와 예방치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특히 노인성 치매의 경우에는 건강한 생활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치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하면 초기에 원인을 교정해 억제하거나 호전, 진행 속도 완화가 가능하기에 치매치료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cij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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