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기는 미래를 위한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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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나무심기는 미래를 위한 저축
  • 입력 : 2018. 03.13(화) 21:00




얼마 있으면 절기상 24절기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춘분(春分)이다. 춘분은 태양이 적도를 똑바로 비추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춘분이 되면 햇볕이 따뜻해지고 바람도 온순해져 얼었던 대지가 녹고 흙이 부풀어 오르는 등 땅속에 있는 생명을 품어낼 준비를 마친다. 어릴 적 기억을 되돌아보면 고향 시골 부모님께서는 이즈음에 한 해 농사 준비를 위해서 종자를 파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곤 했다.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느껴지는 가운데 전남 서남부 지역 국유림을 관할하는 영암국유림관리소도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금년도에는 축구장 200여개 면적에 28만본을 심는다. 주요 수종을 살펴보면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난대수목 황칠, 후박, 붉가시, 많은 피톤치드를 방출하여 삼림욕 효과가 좋은 편백, 볼거리를 제공하는 산벚나무 등 우리지역 기후와 도민이 좋아할 만한 수종으로 심는다. 산림청도 전국적으로 4월까지 여의도 면적의 약 75배 면적에 5500만 그루를 식재한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한국전쟁 등 큰 사건을 거치면서 전국의 산림이 심하게 황폐화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해마다 산사태와 홍수, 가뭄피해를 입게 되었는데, 국민 모두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산림재해로부터 벗어나고자 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 시절에는 나무심기가 생존이자 곧 애국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6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산림은 우리들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먼저 가장 잘 알고 있는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줄 뿐만 아니라 장마 때에는 흙을 잡아주어 산사태를 방지하고 아름다운 볼거리도 제공한다. 또한 야생동물에게는 보금자리를 주며 연간 4억 명이 산을 찾아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 소득증가와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휴양활동과 레포츠 체험을 통해 산에서 얻을 수 있는 몸과 정신적인 행복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나 음이온 등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수록 힐링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산은 기존에 알고있던 목재생산 기능을 넘어 우리에게 휴양과 힐링, 건강과 행복까지 선물한다.

나무를 심으면 위에서 말한 다양한 혜택은 몰론 돈도 벌 수 있다.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탄소흡수원법)'이 시행됨에 따라 '산림탄소상쇄제도'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무를 심거나 나무제품을 이용하는 활동이 '탄소흡수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흡수한 탄소량을 계량화해 사고팔거나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이 산림을 가꾸고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사회공헌활동을 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울창한 산림은 우리에게 더 없는 안식처이다. 이와 더불어 국제협약에서 탄소세까지 거론되고 있으니 푸른 산림을 가지고만 있어도 부자나라가 가능하게 되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런 추세로 볼 때에 머지않아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울창한 숲의 차지하는 부분이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과 재해예방, 나아가 국민이 행복해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미래를 위한 저축이다.


박창오

산림청 영암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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