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4-3> 유례없는 초고층 아파트 철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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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4-3> 유례없는 초고층 아파트 철거 어떻게?
3월부터 전면철거·재시공
'다이아 와이어 쏘우' 방식
시간·비용 들지만 안전 위주
현산 "신뢰 회복 노력할 것"
  • 입력 : 2023. 01.08(일) 18:48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지난 11월 1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광주시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 안전관리 대비체계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붕괴참사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정동 아파트의 철거 공사가 올해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전례 없는 초고층 건물 철거에 많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하게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각종 잔해물을 제거하는 안정화 작업이 오는 16일 마무리된다. 서구는 해체계획서 내용을 포함한 안전관리계획서를 HDC현대산업개발(현산)로부터 제출받을 방침이다.

이후 해체계획 내용에 대한 해체심의위원회를 열고,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받게 된다.

이대로라면 올해 3월부터 화정동 아파트의 무너진 201동을 포함한 8개 동의 철거작업이 착수된다.

현재 알려진 해체계획은 아파트 바닥·슬라브(상판)는 굴삭기로 파쇄하고, 기둥·중심부 단면은 빠르게 회전하는 다이아몬드 소재 절삭 도구로 잘라내는 것이다. 이른바 ‘다이아몬드 와이어 쏘우’ 공법이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쏘우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와이어를 절단 대상물에 감아 걸고 구동장치로 고속 회전시키면서 구조물을 잘라내는 해체 장비다. 얇은 실로 두부모를 잘라내듯이 구조물을 하나하나 절단하는 방식이다.

공사 속도가 느려지고 장기간 비산먼지나 소음에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주요한 철거 공법 중에서는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초고층 건물 사고에 참사 직후부터 각종 철거공법이 언급됐다. 다이너마이트 등과 같은 폭발물을 활용한 발파공법 등이 제기됐지만 주변에 상가나 주택이 밀집돼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입주예정자들과 약속한 기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이다.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걸리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와이어 쏘우가 가장 적합하다는 게 현산의 입장이다. 다만 아직 해체심의위원회나 국토안전관리원의 검토가 남아있는 이상 공법이 바뀔 수 있다. 굴삭기와 다이아몬드 와이어 쏘우로 진행된다면 철거는 2024년 12월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철거가 끝나면 곧바로 재시공에 돌입, 현산은 2027년 12월께면 준공까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 구조나 층수, 면적 등 주택사업계획은 첫 시공때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광주에서 두 번의 참사를 일으켜 비판받아온 현산은 해체계획을 비롯해 화정동 아파트 공사 안전에 총력을 기울여 신뢰회복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화정동 사고 1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오는 11일 현산은 광주 건설현장 전체 작업을 중지하고 직원들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결의대회’를 펼칠 예정이다.

 현산 관계자는 “화정동 아파트의 안정적인 해체와 재시공 기술을 논의하기 위해 고층빌딩 엔지니어링 자문회사로 유명한 해외업체와 양해각서를 맺고 현장 진단을 진행하는 작업을 거쳤다”면서 “또한 지난 5일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A1 추진단’이라는 화정동 아파트 책임공사를 위한 사장 직속 기구를 신설했을 정도로 회사 내부에서도 절박한 심정으로 철거와 재시공 준비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구 관계자는 “전례가 없던 터라 해체 내용을 안전관리계획서에 포함시키는 등 기존보다 까다로운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검토와 심의를 반영해 준공 때까지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