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코호트연구단 조선대 이건호 교수팀 성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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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치매코호트연구단 조선대 이건호 교수팀 성과 본격화
“한국 치매 위험도 두 배 이상” 증명
미 국립보건원 주관 토론회서 발표
한미 공동 치매예측 분야 연구 기대
  • 입력 : 2023. 03.21(화) 15:56
  • 노병하 기자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은 최근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와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이끈 프랜시스 콜린스, 치매 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자들들과 함께 새로운 연구결과에 대한 화상회의를 실시했다. 조선대 제공
수년간 광주·전남 지역 치매연구를 해오고 있는 치매코호트연구단 조선대 이건호 교수팀이 최근 주목할만한 발표를 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한국인이 서양인 보다 치매 발생 위험도가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해당 결과는 미국 최고 권위의 치매연구 기관 등이 참석한 토론회에 제시돼 향후 글로벌 치매 예방 및 치료 분야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단장 이건호 교수)에 따르면 연구단은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5세 이상 한국인 1만7000여명, 일본인 1만9000여명 그리고 미국인 2만1000여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E4형 아포이유전자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해당 연구에서 E4형 유전자를 보유한 한국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무려 ‘29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서양인의 경우 이 유전자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14배 정도 발병 위험도가 높았다.

이건호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같은 E4형 아포이유전자 중에서도 T타입 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가 90% 이상이다”며 “T타입 유전변이는 아포이유전자의 정상적인 단백질 생성기능을 감소시킴으로써 치매 발병을 촉진한다”는 새로운 치매발병 원리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치매 발병 원리에 대한 기존 학설과 해석상 차이가 있어 문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 국제 화상 토론회가 지난 17일 급히 개최됐다. 토론회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연구소장 리차드 호데스)와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이끈 프랜시스 콜린스(전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가 주재했으며, 치매 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자들이 모여 1시간 이상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기존 학계에 보고된 아포이유전자의 위험성 외에 한국인에게서 추가적인 치매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T형 변이 발생 빈도가 높아 치매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게 이 교수가 치매국책연구단 사업을 통해 연구한 결과다.

이 교수의 연구결과는 E4형 유전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E4형 유전자가 정상 유전자와 달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치매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결국 변이 유전자 제거가 아니라 변이 유전자가 제 기능을 다하도록 정상화시키는 게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미국 주요 치매 연구기관 책임자들은 이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결과가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인정된다면 치매 예측 및 치료 분야 방향이 획기적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르면 다음달 중 추가적인 토론회가 열리고 미국 등 주요 치매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이후 이 같은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추가 연구를 협의하는 등 한국의 연구 결과가 글로벌 치매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결과가 글로벌 치매 유전자치료 연구 분야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노병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