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8~9일 이틀에 걸쳐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아 수해민들을 위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수해로 임시 천막에서 지내고 있는 아동에게 백화점에서 사왔다는 원피스를 대보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캡처 |
최근 북한 노동신문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44장 등에는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아 수해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담았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에서 연설하는 사진 6장 등은 별도 기사에 따로 실리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북한으로 운송수단 이전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비웃듯 한 편에 실린 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량과 맨바닥에 앉은 수재민의 모습이 이질감을 자아냈다.
당시 북한 전 지역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으며 김 위원장은 이재민들이 머무는 천막에도 찾아가 ‘인민을 사랑하는 어버이’의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한 여자아이에게는 평양 대성백화점에서 구입했다는 원피스를 건넸는데, 사진 속에서 아이와 아이 엄마로 보이는 여성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사진 속 이재민 천막의 환경은 자갈돌 위에 얇은 퍼즐식 매트가 깔려있고, 선풍기 한 대가 겨우 돌아가고 있는 등 매우 열악했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북중 접경지대인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를 둘러보기 위해 ‘최고지도자가 경호 우려를 무릅쓰고’ 구명조끼도 없이 고무보트에서 수해 현장을 찾은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고위 탈북민은 “김정은 머리에는 구호물품이 뭔지 개념도 없을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쇼를 해야 하니 아랫사람들이 백화점에서 돈도 안 내고 예쁜 옷을 집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향후 10년간 매해 20개 지방지역에 새 공장을 건설해 지방 생활 수준을 향상하겠다는 ‘지방발전 20x10’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당 공사에 동원되는 군·주민 인력과 현장 책임자들의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권수립 기념일(9월9일) 76주년 기념 연설에서 20x10정책 추진을 다그치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등 자재·설비·재정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건설 속도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