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원 장애인들에 전시 문턱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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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아시아문화원 장애인들에 전시 문턱 낮췄다
'아시아의 표해록' 오디오북 전국 시각장애인도서관에 배포||부경대와 공동으로 점자 전시자료 개발, 시각장애인 전시관람 도와
  • 입력 : 2020. 12.29(화) 16:26
  • 박상지 기자

'조선표류일기'조선 전통 배 (오른쪽)과 책갈피 .

아시아문화원이 장애인들을 위해 전시문턱을 낮춘 시도를 해 주목을 받고있다.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향유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시도다.

아시아문화원은 최근 '아시아의 표해록: 바닷길, 아시아를 잇다' 전시 관련 오디오북 3권을 제작하고, 국립장애인도서관과 국가대체자료공유시스템 '드림' 등을 통해 전국 공공·민간 시각장애인 도서관에 배포키로 했다.

'아시아의 표해록: 바닷길, 아시아를 잇다' 전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나온 표류기를 발굴해 선보인 전시다. 지난 3년간 아시아문화원 아시아문화연구소와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이 협력해 번역한 '아시아의 표해록' 과 '조선표류일기'(2020, 소명) 발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시아문화원은 부경대학교와 공동으로 추진한 해양 콘텐츠 순회 전시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전면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배리어 프리 서비스를 도입해 추진했다.

먼저 지난 7월 부경대에서 진행된 전시 기간 동안 부산점자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전시 설명자료를 점자로 제작했다. 점자 자료는 전시 제목, 기간, 장소, 구성과 내용 등 주요 정보를 세 페이지에 나누어 설명해 시각 장애인들도 전시를 이해하도록 도왔다.

전시장 입구에는 일반 자료와 점자 자료를 같이 비치해 비장애인들도 점자 리플렛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우도록 유도했다.

전시 콘텐츠 일부를 점자로 꾸민 점도 돋보였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 중 표류나 표해를 소재로 한 유명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을 소개한 2부의 제목 '표해(漂海), 콘텐츠로 읽다'를 입체적인 점자로 제작해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시각적으로나 촉각적으로 점자를 알고 느끼도록 했다.

전시 개막식에는 부산점자도서관장을 비롯한 장애인 직원들을 초청해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해설 서비스도 처음 시도했다.

이와함께 수어 동영상을 삽입한 전시 해설 영상물도 제작해 코로나 시대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광주점자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국내 처음으로 도록 표지 제목을 점자로 제작해 부착하고, 점자자료를 같이 넣어 시범 제작한 도록도 국내에서 첫 시도했다. 배의 외형을 따라 선을 그린 후 도드라진 요철형으로 책갈피를 제작하여, 시각 장애인들이 조선 전통 배의 모습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기표 아시아문화원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전시 기획 단계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며 "앞으로도 공공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점자 리플렛을 넣은 도록.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