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손도 놓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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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장애학생 손도 놓지 않을 겁니다"
희망 한 계단 오르기 ⑤ 전남도교육청 특수교육 장학관||코로나로 특수교육 어려움 직면||맞춤형·자기주도형 콘텐츠 제작||"부모·교육청·교사 합심해야"
  • 입력 : 2021. 01.24(일) 16:57
  • 양가람 기자

전남도교육청이 제작한 특수교육 플랫폼.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지역 특수학교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을 위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원격수업만으로 장애 학생 부모님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모두가 어려운 이 상황을 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 학부모가 합심해 지혜롭게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조남준 전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이 코로나19 속 특수교육의 어려움을 조심스레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교육주체들끼리 힘을 합쳐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장애학생들은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대면·비대면 수업을 받았다.

교육부는 시·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원격수업 자막, 수어, 점자는 물론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원격수업과 순회(방문)교육 등 장애 유형별 지원책을 마련했다. 국립특수교육원 홈페이지에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해 특수교사들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장애학생의 교육권이 위협을 받게 되면서, 특수교육관계자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지난해 특수학교에 다니는 1117명을 포함해 전남지역 3900여 명의 장애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받았다. 이 가운데 학부모 등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장애학생들은 가정방문학습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장애학생 대상 대면수업 요구가 많았던 까닭이다.

조남준 장학관은 "지난해 원격수업이 어려운 장애 학생들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두차례 가정방문을 실시했다. 지도교사의 방문에 특수교육실무사가 동행해 1:1 혹은 1:2 대면수업이 이뤄졌다. 올해도 기본적인 방역 기준 틀을 준수하면서 1:1 대면수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면수업이 가능한 특수학교와 달리,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서 가정 내 대면수업 요구가 더 많았다. 다만 중증 장애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은 기저질환을 앓아 가정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부모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만 가정방문을 실시했다.

또 자체적으로 등교가 가능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대면수업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혼자 등교하기 어렵지만 등교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에겐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올해 도교육청은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보완하고자 특수교육 플랫폼 '전남 특수교육 셀피'를 구축했다. 학생들은 플랫폼에 탑재된 학습 보조 영상을 활용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또 기존에 교과 학습지가 담긴 학습꾸러미를 장애학생 가정에 직접 전달했다면, 이제는 교과 학습지 외 놀이교구, 치료교구, 실습교구 등 다양한 조작자료도 함께 제공해 학생의 과제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2월 중순까지 콘텐츠 업로드를 마치면, 신학기부터 플랫폼 사용이 가능하다.

'셀피'는 특수교육 분야에 활용될 원격수업 콘텐츠가 전무한 가운데 탄생한 결과물이다. 지난해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홈페이지에 특수교육과정 전 교과가 콘텐츠로 제작돼 올라왔지만, 이용빈도와 활용도가 낮았다. 도교육청 학습지원단은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조남준 장학관은 "특수교육 콘텐츠의 적합도는 학생들마다 다르다. 일단 플랫폼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탑재해 놓으면, 이를 다운받아 학생 맞춤형으로 약간씩 변형시켜 적용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A에게 적용했던 콘텐츠를 살짝 수정해 B에게 지원하는 형식이다. 현장 특수교사들의 일손을 덜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 수업마다 학생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 여간 힘든 건 아니다. 다만 플랫폼을 통해 교사 간 정보공유가 이뤄지고 경험치가 쌓이다보면 전남 특수교육의 질도 높아질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장애 학부모의 협조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조남준 장학관은 "장애학생 양육에 있어 최고의 스승은 학부모다. 장애학생의 잠재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부모, 교사, 교육청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장기간 집 밖에 못나가는 장애학생들이 문제행동을 보이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2개 교육지원청별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학부모들이 최대한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특수학교 수업 진행 모습. 전남도교육청 제공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