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민주 호남대첩, 지역민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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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칼럼
막오른 민주 호남대첩, 지역민 선택은
후보들 연휴에 호남 총출동 ||DJ·광주정신 앞세워 구애 ||20만 당원 온라인 투표 돌입 ||인천 경기·서울보다 더 많아 ||이낙연 의원직 사퇴 반응 관심 ||대세론이냐 반전이냐 분수령
  • 입력 : 2021. 09.22(수) 18:51
  • 이용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를 뽑기 위한 호남의 선택이 시작됐다. 추석 연휴 기간인 21일부터 선거인단 온라인 투표를 시발로 25~26일 광주전남북 경선 결과가 발표된다. 20만3609명에 달하는 표심에 따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세론을 굳힐수도 있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도 있다.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투표는 22일 오후 오후 6시 기준 투표율 34%(6만9234명)를 기록했다. 21~25일에는 광주·전남 대의원과 권리당원, 22~26일에는 전북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가 ARS 등을 통해 진행돼 투표율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추석 밥상의 최대 메뉴였다. 21일부터 26일까지 호남 대첩의 승리를 목표로 경선 후보와 캠프는 텃밭 민심 구애 경쟁에 총력전으로 나섰다. 이재명 후보의 '50%대 수성'과 이낙연 후보의 '50% 허물기'의 대충돌이다. 이는 '원샷'과 '흥행'으로 대별돼 최대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있는 호남 경선에서 향후 판세 흐름에 분수령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어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김두관·이낙연·박용진·추미애(기호순) 등 5명의 후보와 캠프 소속 현역의원들은 지난 17일부터 호남에 총출동해 지역 맞춤형 공약과 큰절 읍소, 각계 지지성명 등 동원 가능의 퍼포먼스로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지난 19일 광주mbc토론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이재명-이낙연, 이낙연-추미애 후보간 물고 물리는 난타전도 불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도 후보 선호도에 따라 투표 독려와 특정 후보에 대한 긍정·부정 여론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키는 또 다른 전선이다.

 호남 경선의 선거인단은 권리당원, 대의원으로 구성된 20만명이다. 민주당의 뿌리에 걸맞은 상징성으로 향후 진행될 인천 경기 19만명, 서울 14만명 보다 더 많은 선거인단 규모로 경선 향배를 좌우하는 전략지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돌출한 사안은 정세균 사퇴로 인한 무효표 (2만3731명)보정과 이낙연 전 대표 의원직 사퇴건이다. 이 두가지 사안은 각각 다르나 호남 경선에서 영향력 여부는 관전포인트이다. 지지율 보정의 경우 각 후보가 일정 비율로 상승, 이재명 후보의 누적 지지율이 51.41%→53.71%로 뛰면서 심리적인 상승의 느낌이 달라 이낙연 후보측(31.08%→32.46%)으로선 반발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을 친 이낙연 후보에 대한 표심이 어떻게 반응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외에서는 사퇴한 정세균 후보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각 후보 캠프의 물밑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호남 구애에 나선 후보들의 레퍼토리는 낯설지 않다. 광주정신, DJ, 호남을 내세운 화려한 말의 성찬이다.

 "격변 시기 호남은 나침반, 광주혁명 실천할 후보", "호남 늘 역사적 결정", "DJ와 지역주의 맞서 정권교체", "정의, 공정, 세상 위해 김대중정신 계승", "호남은 대한민국 미래" 등으로 호남을 향한 최상의 레토릭이다.

 후보들이 광주정신이나 호남을 말하고 있지만 과연 호남에 대한 깊이가 얼마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혹은 광주를 몇번 방문했다고 해서 광주를, 호남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동안 선거때마다 온갖 수사로 호남을 추겨세우다 경선만 끝나면 호남무시를 서슴치 않게 해온것에 견줄 때 노무현의 진심을 담은 절절한 감동이 그립다.

 대통령선거는 내일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미래의 눈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 덕목이다. 과거에 집착하거나 현재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얘기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의 세계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다. 기존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문법으로는 답안을 내기에 한계에 직면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이나 선진국시대 대한민국 위상에 맞는 국제사회의 요구 등에 대한 방책도 대통령이 지녀야할 안목일 것이다.

  당내 경선이 일차 관문이기에 후보간 이기기 위해 일정 부분의 오버페이스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책은 사라지고 캠프 측근들의 사생결단식 대결이 난무하고 있는 현실은 아쉽다. 후보 선출 과정의 내부 생채기는 최소화해야 한다.

 대선은 진영간 결집만이 아니고, 더 많은 세력을 끌어 들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호남과 광주정신은 포용이다. 포용은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 포용에는 호남만을 위하고 광주만을 위하는 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이제 추석 연휴 기간 호남을 무대로 구애를 펼친 후보들을 앞에 놓고 선택의 시간에 직면했다. 과연 누가 정권재창출의 호남이 내세우는 민주당 대표 선수가 될지. 그 시나리오가 궁금하다. 대세 굳히기냐, 반전 교두보냐.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