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가성비 커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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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가성비 커피' 전성시대
지역 ‘메가커피’ 매장수 ‘스벅’ 제쳐|| 프리미엄 원두·‘메가 사이즈’ 판매 ||아메리카노 1500원 고객 부담 ↓ ||테이크아웃 선호·키오스트 결제
  • 입력 : 2021. 10.18(월) 13:55
  • 곽지혜 기자
메가커피는 지난 9월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5년8개월 만에 매장 수 1500개를 돌파하며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가커피 홈페이지 캡쳐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소비자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던 기간에도 쉼 없이 간판을 늘리며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가성비 커피' 시장이다.

18일 국세통계포털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7만9000개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15.8%(1만1252개) 늘어난 숫자다. 2018년 이후 매년 약 1만개의 카페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커피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도 최근 눈에 띄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저렴한 가격과 품질, 대용량을 특징으로 한 '가성비 커피' 매장이다.

프리미엄 아라비카 원두의 '메가 사이즈' 커피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메가커피는 지난달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5년8개월 만에 매장 수 1500개를 돌파하며 1574곳의 매장을 보유한 업계 1위 스타벅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슷한 구조의 컴포즈커피도 최근 1200호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실제로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메가커피 매장 수가 스타벅스 매장 수를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달 말일 기준 스타벅스 매장은 광주 59개, 전남 23개, 메가커피는 광주 70개, 전남 51개를 기록했다. 컴포즈커피도 광주 57개, 전남 23개로 연일 신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 매장은 부담 없는 가격과 테이크아웃이라는 편리한 매장 형태를 기존 카페와 차별성으로 삼았다.

특히 '밥보다 비싼 커피값'으로 고민에 빠진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의 니즈를 파고든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메가커피(24oz, 680㎖)와 컴포즈커피(20oz, 591㎖)의 아메리카노 기본 사이즈의 가격은 모두 1500원.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 등 업계 규모 1, 2위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의 가장 큰 사이즈인 '벤티' 사이즈 수준으로 가격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코로나19 이후 인원,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보다 테이크아웃 형태의 소비가 더욱 많아지면서 매장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장 규모는 대부분 10~20평 안팎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작다.

지역의 한 창업매니저는 "테이크아웃 형태라서 매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창업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회전율이 빠르고 그에 따른 매출과 수익도 높은 편이라 웬만한 대형카페보다 실속 있고 안정감이 높다"면서 "팬데믹 상황에서도 폐점 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맹점 문의가 상당히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가성비 커피의 성공에 힘입어 편의점도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로 변모 중이다.

현재 미니스톱,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대형 편의점 5개사는 모두 원두와 에스프레소 머신을 비치하고 매장에서 직접 내려 마실 수 있는 원두커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미니스톱과 CU는 RA인증 원두 비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RA인증 원두는 국제 비영리 환경보호단체인 RA(열대우림동맹)가 공인하는 '친환경 원두'다. 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에서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닌 드립 방식의 커피를 판매하며 이마트24는 매달 24일을 '이프레쏘 데이'로 정해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원두커피를 100원에 판매하는 등 커피 경쟁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원두커피는 판매 수량만으로는 편의점 매출 상위 제품에 속한다"며 "종류면에서 한정적인 부분은 앞으로 계속해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