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 가짜 청년 전세대출로 60억대 가로챈 일당 84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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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
광주경찰, 가짜 청년 전세대출로 60억대 가로챈 일당 84명 검거
117명 입건·84명 검거…주범 7명은 구속||집주인·청년임차인 모집해 허위 계약서로 대출||은행 모바일 앱 '비대면 대출심사' 악용
  • 입력 : 2022. 09.27(화) 18:42
  • 양가람 기자
광주경찰청 전경. 뉴시스
광주경찰이 인터넷은행 비대면 간편 심사를 악용, 가짜 주택 임대인·임차인을 내세우는 수법으로 불법 전세대출로 64억 원을 가로챈 일당을 차례로 검거했다.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은행의 비대면 간편 심사를 악용, 가짜 주택 임대인·임차인을 내세워 청년전세자금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20대 총책 A씨와 브로커 등 7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모집책 9명과 임대인·임차인 명의를 빌려준 68명을 검거, 불구속 입건했다.

또 나머지 33명도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모 인터넷은행으로부터 청년전세자금 명목으로 1억 원씩 64차례에 걸쳐 불법 대출로 총 64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일당은 인터넷은행 모바일 앱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전세 계약서, 신고필증만 사진 파일로 제출하면 비대면 심사를 거쳐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는 모집책을 통해 각기 임대인·임차인 행세를 할 주택소유자와 무주택 청년(대출 명의자)을 수익 배분을 빌미로 불러 모아, 전세 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대출금을 받았다.

이들은 치밀하게 각자 역할을 나눠 조직적인 대출 사기를 공모했으며, 대출금이 나오면 미리 약속한 일정 비율로 나눠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부 조직폭력배들이 대출 사기 모집책으로 활동한다는 첩보를 입수, 통신·금융거래 내역을 확보·분석하는 등 6개월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전세 사기 대출 범행에 가담한 대부분은 총책·브로커 등 주범과 명의 대여자 대부분이 20대였으며 74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 후반도 19명에 달했다. 이어 30대 18명, 40대 4명, 50대·60대 각 1명 순이었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임대·임차인을 차례로 불러 추가 가담 여부 등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전세자금 대출은 만 19~34세이고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연 2.6~2.7% 이자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무주택 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저금리 상품이다.

허위 부동산 계약서를 통한 불법 대출은 해당 은행에 피해를 남길 뿐만 아니라, 금융 질서를 어지럽힌다. 더욱이 대출이 절실한 무주택 청년의 기회를 부당하게 뺏는 결과로 이어진다.

노광일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전세 대출 사기 범행 근절을 위해 나머지 입건자 33명도 검거,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며 "브로커에 속아 임차인 명의만 빌려준 이들에게는 계약 해지 통지, 지급 명령 전세금 반환 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은행 비대면 대출 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인터넷은행 역시 손실분이 생기면 신용보증기금에서 충당을 해주다 보니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맹점·한계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