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에서 열리는 특별전 주목
광주시립미술관,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 4주년 맞아 내년 2월 24일까지||김세진 양민하 유안공밍 이배경 임용현 정기현 정연두 정운학 하광석 등
2018년 12월 25일(화) 17:59

첨단기술과 실험적 예술이 어우러진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고 백남준이 국내 미디어아트의 지평을 열게되면서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지만, 작품의 난해성과 모호함을 넘기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4년 12월 1일 광주시가 프랑스 리옹과 앙기앵레뱅, 일본 삿포로에 이어 4번째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미디어아트는 광주시가 주력해야 할 예술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8 미디어아트 특별전 '당신속의 낙원_Media YouTopia'은 이러한 배경에서 마련됐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대표 미술관으로서 미디어아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산시키고 지역 미디어아트 육성 및 미디어아트창의도시 위상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전시다.

예술의 한 장르로서 미디어아트가 세계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어떤 지적 실천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지, 미디어아트가 어떻게 한 개인과 세계의 다리 역할이 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내년 2월 2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김세진, 양민하, 이배경, 임용현, 정기현, 정연두, 정운학, 하광석 작가와 대만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유안공밍 작가가 참여했다. 이 중 임용현, 정기현, 정운학 작가는 지역 출신이다.

임용현 작 Delight

코카콜라 시리즈로 중화권에서 유명세를 얻고있는 임용현 작가는 작품 'Delight'에 미디어로부터 생산되는 복제된 자아, 양면성, 그리고 판타지를 담았다. 시간, 공간, 몸이라는 주제로 인터랙티브 영상 빛 설치 작품에 주력하고 있는 이배경 작가는 특정한 형태와 리듬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상기시킨다. 현대 사회 속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가상, 존재와 부재의 모호한 현상을 주제로 작업 중인 하광석 작가는 가상 공간을 만들어 실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배경 작 생각에 잠긴 공간

서울시립대 디자인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활동중인 양민하 작가는 권위적인 건축물과 함께 파괴적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현실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다. 대만 비디오 아트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선구자인 유안공밍은 상징을 담은 은유와 언어를 기술을 통해 결합시킨다. 난민 문제, 포퓰리즘,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작품속에 언급함으로써 오늘날 현대 사회의 혼란스러움에 대해 탐구한다.

정기현 작가는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의 설치 작품 '실험실- 예외점 +4℃'는 유기적으로 구성된 생태학적인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비판적 사고를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운학 작 종이집

정연두 작가와 정운학 작가는 언론을 통해 일상의 기록을 보여준다. 정연두 작가는 자신의 물건과 언어의 조밀한 묘사를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숨겨진 사건에 대한 의미있는 추론에 참여해 볼 것을 권유한다. 정운학 작가는 신문을 재료로 집을 만들었다. 언론을 통한 대화적인 리얼리즘은 관객이 작품 감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임산 동덕여대 교수는 "미디어 아트가 전통적인 예술보다 감각의 환상에 더 강하게 빠지는 이유는 그것의 표현 매체가 우리 현실에서 보여지는 일상의 가능성을 뛰어넘어 대안적인 현실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시에서 미디어아트가 제공하는 세계의 풍경은 잠시 동안 우리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광주시립미술관은 풍부한 전통 문화예술을 자양분 삼아 지속적으로 미디어아트전을 개최함으로써 광주가 진정한 문화예술의 유토피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광주시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지정된 만큼 미디어아트전을 광주시립미술관의 대표 기획전으로 특화시켜 매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