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역사
2019년 04월 07일(일) 17:16
청나라는 134년간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중국대륙 역사상 유례없는 오랜 번영을 누렸던 국가다. 몽골 전역, 티벳, 대만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현재 중국 판도를 예비했다. 국가적 부를 측정하는 경제지표인 국민총생산으로 비춰보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었다. 백성들이 살기좋은 시절을 이어가면서 6000만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2억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5000년을 이어온 중국 중심의 세계관은 불과 몇년만에 처절하게 박살이 났다. 아편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대중무역의 적자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영국은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청나라로 밀수출하게 됐고, 아편은 빠른속도로 청을 중독시켰다. 당시 청 사회는 고위 관료, 지주, 상인 등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서부터 밑바닥 하층민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아편을 피웠다. 아편은 황실에까지 확산됐다. 황태자들은 물론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선통제의 아내 완용황후가 아편에 중독돼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게 된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영국은 단순히 무역 적자를 메우기 위함이었지만, 그로 인해 중국은 깊은 병을 앓게됐다. 뒤늦게 영국 상인에게 아편을 몰수하고 폐기했지만 이로 인해 영국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중국 3대 흑역사 중 하나로 꼽히는 아편전쟁은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로 청나라를 몰아갔다. 영국과의 전쟁에서 처절한 패배를 하고도 모자라 불평등 조약으로 홍콩까지 넘겨주는 치욕까지 맛보았다. 중국의 패배는 동서양의 우열관계가 완전히 서양의 우위로 넘어가게 되고, 이후 동아시아 전체가 서구에 약탈당하게 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년 전 중국은 한국인 마약사범 3명과 영국인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인 남성 3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마약사범에 유독 강경한 대응을 하는 이유는 200년 전의 치욕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매년 1만명이 넘는 마약사범들이 수갑을 차고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마약 사범을 단속하는 정부 관련 조직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마약검사 전담 과를 3개실에서 2개실로 축소하고, 국과수 마약 검사 전담 인원 역시 전국 15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국이 마약으로 술렁이고 있는 것을 보면 당장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단속 조직의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