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요인, 레거시에서 찾다] ⑥이탈리아 로마수영대회 성공 노하우 엿보기
국내·외 수영인들이 찾는 로마… "도시 전체가 레거시로"||1994·2009년 수영대회 2회 개최||대회 후 수영인구 약 500만명 돌파||로마시 "스포츠 시설 유산으로" 남겨||'포로 이탈리코' 시민·선수 등 상시개방||광주수영대회 준비 총력 "기대 만발"
2019년 05월 08일(수) 19:03 |
![]() '2009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포로 이탈리코'. 로마=주정화 기자 |
로마는 한 도시에서 역대 수영대회를 두 차례나 개최할 정도로 '수영'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2009년 대회 당시에는 역대 최다인 총 172개국, 전 세계 2438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첫번째 개최 기간과 두번째 개최 기간의 차이가 15년이라는 세월 탓에 대회 준비 과정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로마에는 최대 규모의 스포츠 시설인 '올림피아 스타티오'를 비롯해 이탈리아 국가 올림픽위원회 등 수많은 스포츠 연맹과 경기장이 현존해 있다. 특히 2009년 대회 당시 주경기장이었던 '포로 이탈리코'는 대회 이후 대표적인 '레거시(Legacy·기념유산)' 중 하나다.
연합취재팀은 해외 취재 마지막 일정으로 로마에서 이탈리아 수영연맹 관계자를 만나 대회 이후 경기장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역대 수영대회 2회 개최
로마에서는 1994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첫 시발점이었던 1994년에는 9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제7회 수영대회에 102개국, 1382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접속 상황과 미디어 분야가 활발하지 않았고, 임시풀이 설치되지 않아 현재 대회 시설과는 다른 환경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9년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로마에서 또 다시 제13회 수영대회가 개최됐다. 총 172개국, 2438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등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대회 기간동안 경기는 다이빙, 수구, 오픈워터 수영, 아티스틱 수영, 경영 등 5개 종목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 대회에는 '마린보이'로 불린 박태환 선수도 참가했다.
피에로 메이(Piero Mei) 이탈리아 수영연맹(Federazione Italiana Nuoto) 미디어 책임자는 "1994년 대회 당시 신문사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에서 기자로 활동했다"며 "두 차례 대회가 개최되긴 했지만 여러가지 여건 상 차이가 클 수밖에 없고, 2009년 대회 이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게 현 시점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9년 대회 이후 로마는 '스포츠 도시'로 급부상 했다. 수영 인구는 올해 기준 약 500만명에 달한다. 국가대표와 아마추어 선수를 포함해 일반 시민, 수영 동호회·클럽 회원 등이 해당된다.
피에로 메이는 "기본적으로 로마에서는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대회 개최 이후 수영 저변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수영인구를 증가시켰다"며 "대회 경기장 시설은 상시 개방 중이고, 이곳에서 주말에는 국내 챔피언십 대회 등이 매년 개최돼 국가적 레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시설이 곧 '레거시'
1994년에 이어 15년 만인 2009년 두번째 수영대회를 개최하게 된 로마시의 목표는 '스포츠 시설을 유산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도시 자체를 '레거시'로 만들겠다는 로마시의 포부이기도 하다.
로마시는 공공 및 민간 스포츠 시설을 건설하고 개선하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지역·국가 수준의 수영 활동이 가능한 장소와 시설을 갖추게 됐다. 이탈리아 수영연맹이 운영하는 3곳의 수영단지(Aquatics Complex)와 포로 이탈리코(Foro Italico)가 대표적이다.
수영단지 3곳은 각각 풀 사이즈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50m, 33m 경기장과 해변가 주변에 위치한 임시풀이 있다.
수영대회 이후 대표적인 유형 유산으로 꼽히는 포로 이탈리코는 1928년에서 1938년 사이에 건립됐다. 대회 이전부터 1960년 하계 올림픽과 같은 중요한 행사가 열린 포로 이탈리코는 실내 수영장과 실외 수영장이 있는데, 2009년 로마 수영대회 당시 주경기장으로 활용됐다.
대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포로 이탈리코는 실내 수영장에서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영 강습을 하거나 국가대표 수영·수구 선수, 동호회원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야외 수영장도 대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말에 마스터즈 대회 등 각종 챔피언십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포로 이탈리코 스포츠 단지 내에 위치한 '포로 이탈리코 로마 대학교'도 주목해야 한다. 이탈리아 유일의 주립 대학이자 스포츠·과학에 전념하는 직업 대학이다. 1960년 당시 하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립됐을 때만 해도 자동차 과학 대학 연구소(Istituto Universitario di Scienze Motorie·IUSM)로 알려진 공립 연구기관 역할을 했다.
플라미니아 귀디(Flaminia Guidui) 이탈리아 수영연맹 국제부장은 "2009년 리모델링을 거친 뒤 현재 로마 대학으로 바뀐 지는 10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곳에서는 스포츠 과학(3년) 학사 과정과 예방·적응 신체 활동 관리(2년) 대학원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총력 "시작이 중요"
두달 앞으로 다가온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광주시에 이탈리아 수영연맹 관계자들이 전하는 조언은 "시작이 중요하다"였다. 우선 시작을 하면 모든 게 따라서 진행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대회 시설 점검차 광주를 방문한 이탈리아 수영연맹 측은 대회 준비과정에 있어 숙소, 수송, 등록 부분에 있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피에로 메이는 "이탈리아 선수들은 선수촌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만족을 하지 않는다"며 "컨디션에 따라 대회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는 선수들은 제한이 많은 선수촌 보다는 호텔에 투숙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80여 명의 선수와 관계자 등 포함해 광주수영대회에 참가하는 이탈리아 참가자는 150여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디어센터 24시간 운영제' 관련해서도 언급됐다. 플라미디어 귀디 부장은 "전 세계 모든 대회 관계자들이 광주로 총집결하는 기간동안 각 국가마다 시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라도 취재진을 위한 공간만큼은 24시간 운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주정화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주정화 기자 jeonghwa.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