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에 광주서 재회하는 '택시운전사' 김사복과 힌츠페터
오는 기념일 이전 5·18 옛묘역 동반 이장 본격 추진
2019년 05월 09일(목) 19:38 |
![]()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기념정원에 마련된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기념석. |
고(故) 김사복씨와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유해가 함께 이장되면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힌츠페터 기자가 했던 말이 39년 만에 이루어지게 됐다.
9일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 오전 기념재단에서 김사복씨의 아들 승필씨와 광주시 관계자 등이 회의를 갖고 김사복씨의 유해 이장 방법과 시기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힌츠페터의 부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가 지난 7일 광주시에 '광주 망월동 5·18 옛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기념정원에 묻혀 있는 힌츠페터의 머리카락·손톱 등 유품을 김사복씨의 유해와 함께 이장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이장이 본격 추진됐다.
'5·18 옛묘역 안장 태스크포스팀'은 최근 심의에서 김사복씨의 안장을 승인했으며, 승필씨는 경기도 양주시 청량리성당 묘지에 묻혀 있는 아버지의 유해를 화장해 5·18 옛묘역으로 옮긴다.
아울러 기념재단은 김사복씨와 힌츠페터를 5·18 39주기인 18일 이전에 옛묘역에 나란히 이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1980년 5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한 힌츠페터는 5·18 당시 목숨 걸고 계엄군의 유혈 진압 취재 기록을 독일 본사로 보내 군부독재의 폭압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택시운전사였던 김사복씨의 도움으로 광주를 찾아 취재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1월25일 독일 북부 라체부르크에서 투병 끝에 향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같은 해 5·18 옛묘역에 조성된 기념정원에 그의 손톱과 머리카락이 안장됐다.
김사복씨는 지난 1984년 12월19일 향년 54세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편 이들의 취재기를 다룬 영화 '택시 운전사'는 1218만9195명이 관람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