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 결혼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법
2019년 06월 20일(목) 1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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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J. 핀켈 | 지식여행 | 2만2000원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결혼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심리학 교수 엘리 J. 핀켈은 신간 '괜찮은 결혼'(The All-or-Nothing Marriage)을 통해 결혼의 변천사와 성공적인 결혼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와 문헌을 동원해 이 시대 결혼이 당면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해법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는데,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결혼과 부부 문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역사를 보면 결혼의 존재 이유가 실용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자아 실현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즉, 결혼이라는 제도가 시대적인 맥락에 따라 진화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다는 자아 실현에 기반한 지금의 결혼마저도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양극화된 결혼과 부부의 불행을 극복해나갈 방안을 제시한다. 그 방안은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 또한 더욱 필요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이 정말 괜찮은 이유는 다양한데, 무엇보다도 전형적인 인문사회과학 도서임에도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영화와 드라마, 소설, 고전 속의 에피소드를 동원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실용, 사랑, 자아실현 시대의 프레임을 주도하는 여론과 실증적 예도 꼼꼼하게 챙겨나간다.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중세 시대, 계몽주의 시대, 근세 시대의 철학자, 예술가, 사상가, 그리고 가상현실 세계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에게 풍부한 지적 여정의 길로 안내한다.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결혼과 부부의 이야기를 학술적 가치와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낸 점도 매우 훌륭하다.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이들, 결혼이라는 미지의 섬으로 항해하려거나 망설이는 청춘들, 이제 막 결혼이라는 섬에 도착한 신혼부부들, 자녀 양육에 넋을 빼앗기고 있는 부부들, 더 나은 관계를 꿈꾸는 중장년 부부들, 이들에게 괜찮은 결혼 생활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는 학자와 전문가들, 정책 당국자들, 그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