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의 중요성
박간재 경제문화체육부·부국장
2019년 08월 26일(월) 13:53

#"형님, 제가 앞장 설테니 제 차만 따라오세요."

최근 한 후배와 광산구 첨단지구~서구 상무지구까지 동행할 일이 있었다. 시내 지리를 잘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특정 장소까지는 헷갈릴까봐 후배를 따라 가기로 했다. 네비를 켜도 되지만 한가한 시간이어서 따라가도 좋을 것같아 출발했다. 후배를 따라 가면서 깜짝 놀랐다. 상무지구까지 가는 동안 한번도 좌·우측 깜박이를 켜는 것을 보지 못했다. 비싼 외제차를 몰며 온갖 폼은 다 잡는 후배였지만 정작 가장 기초적인 교통법규 준수에는 너무나도 인색했다.

# "절대 1차선은 함부로 들어가지 마세요."

몇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취재차 간 적이 있다. 렌터카를 몰고 그 유명하다는 아우토반에 진입했을 때 가이드가 해준 말이다. 엑셀레이터를 살짝 밟아도 시속 180㎞을 넘어가는 속도에 긴장하고 있는 필자에 주의를 줬다. 그는 "독일에서는 정말 바쁜 일 아니면 쉽게 1차선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귀띰했다.

시내도로 주행에서 교통질서 준수는 더 철저했다. 가이드가 운전하던 중 좁은 골목길 바로 앞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가이드는 가차없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무도 없는데 급브레이크를 밟는것 보다 차라리 지나가는 게 낫지 않나요?"라고 묻자 그는 "교통질서를 지켜야죠. 교통질서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잖아요. 이런 게 독일 문화의 특징입니다." 순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다.

#"1차선을 타고 '세월아 네월아 달리는 차'는 정말 뒤에서 들이받아 버리고 싶어집니다."

다시 광주·전남 교통문화의 현장. 전남으로 출퇴근 하는 한 지인은 아침 바쁜 출근길에서 1차선을 고집하며 서행하는 차량에 대한 원망을 퍼부었다. 1차선을 달리며 양보할 줄 모르는 운전자는 둘 중의 한 부류다. 1차선은 추월선이라 추월하려는 뒤차량을 위해 2차선으로 비켜줘야 한다는 걸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차량에는 절대 양보해 주기 싫다는 고약한 심보를 가졌거나 이다.

최근 한 운전자가 깜박이를 켜지 않고 들어 왔다며 폭행 했다는 사건이 뉴스를 탔다. 차선 변경땐 깜박이 켜기. 가장 단순한 실천이 곧 선진교통문화 정착의 첫걸음이라는 점 명심해야 한다. 박간재 경제문화체육부·부국장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