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01일(화) 16:57 |
무등산 자락에 있는 신양파크호텔을 허물고 이곳에 100여 세대 규모의 공동 주택을 짓는 민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지산동 신양파크호텔(3성급) 자리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주택건설 사업계획이 접수됐다. 1981년 문을 연 신양파크호텔은 국립공원 경계 밖 자연녹지지역·유원지·온천원 보호지구로 분류된다. 허가가 나면 이곳에는 지하 3층·지상 4층 연립주택 13동(96세대)에 317면 주차장 등 부대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호텔 법인 외 1개 업체가 공동 제출한 사업 계획은 동구청으로부터 서류 보완 요구를 받은 상태다. 서류 보완이 끝나면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적절한 개발 행위인지를 따지고 , 건축위원회가 건축물의 도시 미관 향상과 공공성 확보 ,건축법 위반 여부 등을 심의한다. 이후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동구가 최종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사업 계획이 알려지자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 환경단체는 시민이 지켜온 무등산을 훼손해 사익을 탐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무등산보호협의회 관계자는 "신양파크호텔은 암울했던 군사 정권 시절 시민의 뜻과 무관하게 세워졌다."며 "무등산 중턱을 헐어 호텔을 지은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 단체 주장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 이곳은 전남도(광주시와 분리 전)가 1976년 민간자본을 유치해 지산유원지를 건설해 1980년대까지 지역민을 위한 대표적 관광레저공간으로서 기능을 했지만, 1990년대들어 유원지 기능을 상실하고 유원지 개발 일환으로 지어졌던 호텔도 경영이 악화돼 주인이 몇 차례 바뀌었다. 2000년대 초반 유원지 용도 지역이 자연녹지로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유원지가 제대로 운영될 때에는 그나마 공공성을 띠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공공주택 건설은 특정업체와 특정인을 위한 것이다. 광주시와 동구청이 어떤 대응을 할 지 우리가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