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안치홍 놓친 KIA, 김선빈은 잡았다
계약금 16억원에 4년 총랙 40억원 계약 체결||김선빈 "솔선수범하며 역할 다하겠다" 각오||안치홍 보상선수로 롯데 투수 김현수 지명
2020년 01월 14일(화) 16:54

KIA 김선빈(왼쪽)이 1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FA 계약을 맺은 뒤 조계현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30)은 놓쳤지만 김선빈(31)은 잡았다.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하며 'FA시장'에 나왔던 김선빈은 KIA에서 야구 인생을 계속 이어간다.

KIA는 14일 김선빈과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 등 총 4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김선빈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일찌감치 잔류 의사를 드러냈다. KIA 구단도 김선빈이 대체 불가 자원으로 판단하고 재계약 방침을 세우고 협상을 진행, 빠른 계약이 예상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채 신경전만 지속되면서 해를 넘겨서도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그동안 FA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은 성적을 올린만큼 상응하는 대우를 받고 싶어한 반면, 구단 측에서는 국내 프로야구의 FA 거품이 빠지는 '시장 상황'에 맞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합리적인 계약을 모색하고자 했기 때문에 서로 눈치싸움만 전개됐다.

이런 와중에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6일 안치홍이 KIA를 떠나 롯데로 전격 이적하면서 KIA의 사정이 다급해졌다. 안치홍을 빼앗긴 KIA 구단은 팬들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고, 김선빈마저 잡지 못하면 비난의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특히 김선빈마저 팀을 떠나면 어린 선수가 가득한 내야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기에 조계현 단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등 구단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빈은 이날 계약을 마친 후 구단을 통해 "KIA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어 기쁘고, 인정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팀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며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FA 계약을 마무리한 김선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예년보다 더욱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내년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오랜 시간 끝에 계약에 이른 만큼 올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운동에만 전념해 올 시즌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08년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KBO리그 11시즌 동안 1035경기에 출전, 3240타수 973안타(23홈런), 타율 0.300, 351타점 502득점 132도루를 기록하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2017시즌에는 타율 0.370으로 타율왕에 오르며 KIA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발목 등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타율 0.295로 3할을 넘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체중 감량 등 의욕을 보였으나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에 3홈런 40타점에 그쳤다.

기동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이지만 KIA의 주전 내야수로 올시즌 공수에서 김선빈의 활약이 기대된다.

KIA는 또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안치홍의 이적 보상 선수로 투수 김현수(20)를 지명했다.

우완 투수인 김현수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8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6경기에 출장, 1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KIA 관계자는 "김현수는 뛰어난 운동 신경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성장세에 있는 투수"며 "향후 마운드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안치홍의 FA 보상 선수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김현수.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