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 키스톤 콤비, 올시즌 찰떡 궁합 예고
김선빈, 안치홍 이적으로 2루수 변신 ||"2루가 훨씬 편하고 찬호가 나보다 뛰어나" ||박찬호, 김선빈 이을 주전 유격수 낙점||"내가 잘하는 포지션, 선빈은 믿음직한 선배"||두 선수 모두 전 경기 출전 목표로 구슬땀
2020년 03월 23일(월) 16:05

2루수 김선빈(왼쪽)과 유격수 박찬호가 지난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수비 훈련을 하며 '새 키스톰 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KIA 타이거즈의 새 키스톤 콤비가 탄탄한 내야 수비를 향한 '찰떡 궁합'을 예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진 가운데 2루수 김선빈(31)과 유격수 박찬호(25)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각자의 포지션별 수비 훈련에 집중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까지 KIA의 키스톤 콤비는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었다. 이들은 지난 10년 간 KIA 내야 수비를 책임지며 공격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시즌 KIA의 키스톤콤비는 안치홍의 롯데 이적으로 새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선빈은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KIA에서 줄곧 주전 유격수 역할을 맡았지만, 올시즌부터 2루수 포지션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지난해 유격수 수비 소화 이닝이 835.2이닝에 그쳤다. 2017년 1056이닝, 2018년 962이닝에 비해 줄었다. 최근 몇 년 간 허벅지와 발목 등 잔부상에 시달린 탓에 수비 범위가 전성기에 비해 줄어 들었다는 평가로 2루수로 13경기에 기용되기도 했다.

김선빈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대비한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자체 홍백전에서 줄곧 2루수로 나서고 있다.

김선빈은 2루수 변신에 대해 반기는 입장이다. 유격수는 타구 처리량도 많고 강하거나 까다로운 타구가 자주 오는 포지션이어서 체력 부담이 많은 반면 2루수는 유격수에 비해 체력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포지션을 2루수로 옮겼는데 체력적인 부분에서 좋아질 것 같다. 수비에서 차이점이 있다. 타구의 힘도 그렇고 1루 송구 거리도 짧아 편해졌다. 유격수보다는 오히려 2루 수비가 마음적으로 편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선빈의 2루수 변신 효과는 타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12경기에 2루수 겸 2번 타자로 나서 타율 0.560(25타수 14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다. 지난 20일 챔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는 백팀 2루수 겸 2번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21일 경기에서도 2타수 2안타를 터뜨렸다.

유격수는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박찬호가 꿰찰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주전 3루수로 자리잡으면서 안정감있는 활약을 인정받으면서 캠프 연습경기와 자체 홍백전에서 김선빈과 함께 키스톤 콤비로 기용되고 있다.

박찬호는 "아직 정해진 게 없어서 주전이라는 단어는 조심스럽다. 나를 대체할 선수는 많다고 생각한다"며 "팀이 유격수를 원하고 내가 잘 할수 있는 것도 유격수이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루수 김선빈과의 호흡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선빈 선배는 잘하신다. 같이 맞춰보니 다르다. 불안감이 없고, 바운드 처리시 티가 나지 않게 잘 처리하신다"며 "서로 연습과 경기하면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더블플레이 할 때 어떻게 하는게 편한지 묻기도 한다. 항상 '너 편한대로 하면 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더욱 믿음직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선빈도 유격수 박찬호를 높이 평가했다. 김선빈은 "아직은 눈빛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를 많이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데 노력할 것이다"며 "찬호는 수비에서 적극성이 좋다.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가 좋은 게 장점이다. 움직임에서 나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고 귀뜸했다.

두 선수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첨병 역할로 '찰떡 궁합'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캠프 연습경기와 챔스필드 자체 홍백전에서 주로 1번 박찬호-2번 김선빈 타순으로 기용해 테스트를 하고 있다.

특히 두 선수는 지난 20일 챔스필드에서 가진 자체 홍백전에서 백팀의 1, 2번 타자로 나서 빠른 발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를 선보인 데다 협살 시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로 모두 세이프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두 선수의 올시즌 공동 목표는 부상없이 전 경기를 출전하는 것이다. 일르 위해 두 선수 모두 웨이틀르 통해 몸을 단련시켰고, 공격력 향상을 위해 타격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김선빈은 "웨이트를 통해 근육량을 늘렸고 캠프에서 타격감을 많이 끌어올렸다. 2018년과 2019년 못보여준 타격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찬호도 "웨이트로 몸을 단련했고 몸통스윙으로 좀 더 뻗어가는 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도 득점이 되는 도루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2루수 김선빈(왼쪽)과 유격수 박찬호가 지난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올시즌 '새 키스톰 콤비'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