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운 엇갈린 여야 잠룡들…대선 구도 지각변동
여권, 이낙연 입지 굳혀…김두관·이광재 도전의 발판||야권, 황교안 사퇴…무소속 당선 홍준표·김태호 주목
2020년 04월 16일(목) 16:09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합동 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 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21대 총선에서 차기 대권잠룡으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 경쟁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승리를 발판 삼아 유력 대선 주자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끈 여세를 몰아 오는 8월 예정인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권 확보를 통해 '친이낙연계'를 구축해야만 당내 대권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험지에서 당선된 이광재, 김두관 전 지사도 대권 후보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두관 전 지사는 경남 양산에서 승리해 당내 대권의 기반을 만들었다.

친노계(친노무현)의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11년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했지만 9년 만에 강원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원주갑 선거는 물론 강원 의석 확장에 기여했다.

김부겸 후보는 비록 낙선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중앙 정치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측근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해, 대선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다.

반면 야권은 대표격 선두주자들이 타격을 받았다.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당분간 정치 일선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권 행보도 동시에 멈춰섰다.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다시 정치공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선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주목받고 있다. 백의종군한 유승민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한 발 비켜서 있어서 언제든 재기가 가능해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기대에 못미친 정당 득표로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