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광주 군 공항 소음 피해
소음도 2016년 84웨클→2018년 86웨클 ||증가 타 군 공항 비해 높아… 잦은 비행훈련|| 원인 도심 상공 비행 체감소음 커… 소송 잇따라
2020년 08월 03일(월) 19:06
 해마다 광주 군 공항의 항공기 소음도가 증가하면서 광주 광산구와 상무지구 일대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광주 군 공항은 타 지역 군 공항에 비해 소음도가 가장 높은 데다, 광주 도심 아파트 바로 위에서 항공기가 비행함에 따라 주민들의 체감 소음도가 높고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광주 공항 측정망 7개소(우산동·덕흥동·치평동·송대동·본덕동·신촌동·송정동)에서 측정한 소음도는 증가 추세다.

 7개 지역 평균 소음도는 2016년 84 웨클(WECPNL·항공기 소음 측정단위)에서 2018년 86웨클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음도가 높게 측정된 우산동의 경우 2016년 89웨클에서 2018년 90웨클로, 송대동은 2016년 89웨클에서 2018년 92웨클로 증가했다.

 광주 군 공항의 경우 타 지역 군 공항과 비교할 때도 소음도가 가장 높다.

 지난해 평균(6월까지 기준) 지역 별 군 공항 최대 소음도를 살펴본 결과, 포항공항 80.2웨클, 사천공항 71.1웨클, 원주공항 86.5웨클, 청주공항 79.9웨클에 비해 광주공항은 89.7웨클로 가장 높았다. 특히 광주 송대동의 경우 94웨클까지 측정됐다.

 이처럼 광주 군 공항의 소음도가 큰 이유는 전투조종사양성 3단계인 고등비행교육과정 공군 비행 훈련을 하며 주말과 휴일, 저녁시간대에도 훈련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주 군 공항에서 소음도가 높은 공군 비행 훈련 중 하나인 '터치 앤드 고(Touch and go)' 훈련이 진행된 것도 소음을 키웠다. 터치 앤드 고는 항공기를 살짝 착지했다가 바로 다시 기수를 들어 재이륙하는 훈련이다.

 가장 큰 문제는 광주의 경우 도심 아파트 상공에서 비행훈련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소음 피해는 측정되는 소음 보다 큰데다, 과거 비행 중 추락사고 등으로 인한 불안감까지 가중되고 있다.

 지난 1964년 광주 군 공항이 건설된 뒤 광주 광산구와 서구 일부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전투기 소음에 시달렸다. 군 공항 소음 피해로 인한 소송도 잇따랐다.

 2019년 기준 소음피해 소송건수는 총 25건(15만3808명, 1705억원)으로, 이 가운데 8건(3만9620명, 945억원)은 확정 판결이 나왔으나 17건(7만4843명, 225억원)은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근 광주 군 공항 항공기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급증하면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소음 저감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 시장은 지난달 30일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방문해 권오석 단장과 전투기 소음 저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서 이 시장은 "반세기 넘게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기본권을 침해 당해온 지역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야간·휴일·주말 비행자제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음저감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권 단장은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모의비행 훈련을 확대하고 이·착륙 절차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