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7월 20일(화) 15:07 |
"5·18에서 부끄럽게 살아남은 자로서 자괴감, 죄책감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광주 학다리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고3때 은사님이셨던 김준태 시인을 통해 문학의 길을 배웠습니다.
80년 5월을 겪고 나서 많은 친구들과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광주 젊은 벗들'을 결성해 시 낭송 운동을 하기도 했고 83년 12월에는 서울에서 발간되는 '민의'라는 잡지에 신인으로 등단해 첫 시집으로 《세월아, 삶아》를 냈습니다. 그 후에 총 5권의 시집을 냈고 최근에는 2019년 《광주문학 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출판계에 몸담으며 꾸준히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광주는 제 청춘의 모든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처음으로 문학의 진정한 뜻을 알게 해준 도시이자 그 이후 삶을 규정했던 역사의 땅, 혼이 살아 있는 곳으로 광주를 기억합니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해마다 5월이 되면 광주를 찾아옵니다. 저에겐 잊을 수 없는 문학적 뿌리와 같은 곳입니다.
현재는 한국문학 운동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결정적 순간들'을 주제로 올해나 내년 초에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80년 5월은 광주사람뿐 아니라 한국인들 모두에게 문학·정치·사회적 이데올로기를 좌우했던 가장 중요한 화두였는데, 5월을 자신과 관련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젊은 세대들의 문학적 경향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5월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평화나 인권, 분단문제 극복,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평화통일로 가는 길목에 5월은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젊은 문인들이 주의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