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ESG로 답하다> 광주 '대동정신', 세계 민주화운동 응답
‘미얀마 지지 광주연대’ 결성 ||코로나 어려움 속 열기 고조||‘8888항쟁’ 기리며 지원 계획 ||비슷한 상황인 국가들 응원
2021년 07월 18일(일) 17:31

미얀마 현지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 중인 미얀마인이 한국어로 감사 인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미얀마 현지 사진기자 모임 MPA 제공

미얀마의 한 벽에 자유 미얀마를 뜻하는 'FREE BURMA'가 적혀 있다. 미얀마 현지 사진기자 모임 MPA 제공

인권·평등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광주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5·18기념재단이 주축이 된 광주 시민단체들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를 위해 '미얀마 광주연대'를 결성했다. 광주 시민단체, 개인, 정당 등 취지에 공감하고 연대에 참가하는 이들은 미얀마 국민의 저항을 지지하고 지원하며 관련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녀노소 지지… 미얀마 향한 뜨거운 마음

18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미얀마 광주연대(연대)는 현재까지 3차례의 전체 회의와 집행위원 실무 회의 등 2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쳤다.

연대는 회의마다 △전국적 연대 방안 모색 △국제사회 관심을 위한 성명서 발표 △미얀마 군부 합작 한국 기업의 공적 역할 촉구 △의료 물품 지원 및 의료인 파견 촉구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모금 운동 등을 제안·실천하고 있다.

참여자 역시 출범 당시보다 훨씬 늘어났다. 그들의 성금 중에는 이른바 '전통적'인 시민단체의 성금뿐만 아니라 동호회, 학교에서의 반 단위 학생 등이 모은 개인의 성금이 훨씬 많았다.

이는 광주시민들의 '광주 정신'이 발휘된 자발적인 활동이라 평가된다. 또 기존의 연대 등에서 이뤄졌던 시민단체 중심이 아닌 광주시민 개인이 연대의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5·18민주화운동도 당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역사의 변화를 끌어냈다. 미얀마 응원·지지 역시 광주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또 광주의 체계적인 미얀마 지지 연대 구축은 세계 각국의 관심과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자치구를 포함한 도시 차원에서 함께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계 직면에도 지지 물결 이어져

현재 미얀마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가는 상황이다. 또 검진을 받은 사람의 3분의1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시민 불복종 운동까지 더해진 미얀마 의료 기관에는 치료용 산소·병상 등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삶의 터전이 망가진 미얀마인들은 우기(雨期)까지 겹쳤다. 이들은 말라리아 등의 또 다른 전염병과도 싸워야 한다.

이 같은 한계에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로 미얀마를 향한 구호 물품·성금 전달 역시 쉽지 않다.

국제기구 등에서 구호 물품을 보내면 해당 국가를 통해 직접 구호 물품이 들어가는데 미얀마가 승인하지 않고 있어서다.

다른 경로인 태국을 통해서 보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태국 역시 반정부 시위 등 민주화운동이 거세지며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연대는 태국 정부가 미얀마로 향하는 구호 물품이나 지원금 등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제3의 국가를 모색 중이다.

게다가 현지 민주화운동이 장기화하다 보니 탄압이 강해지고 언론인들을 집중적으로 검거해 보도 또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연대에 이어진 후원의 손길은 끊이질 않았다. 연대가 출범한 3월부터 7월 후원금 누계는 2억9645만9785원이다.

●'광주'가 할 수 있는 지원 계획

연대는 1988년 8월8월 미얀마의 반군부 민중항쟁인 '8888항쟁'을 기리며 광주만이 아닌 전국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얀마를 지지하기 위한 공동 행동을 조직, 시민들의 참여를 다시 한번 더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또 연대의 행동이 미얀마에 메시지가 돼서 힘을 보태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연대는 다른 도시의 여러 활동가와 행사를 조직적으로 준비해 미얀마를 향한 지지와 지원이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되새긴다.

또 항쟁의 장기화로 지친 미얀마인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우리'가 다시 힘을 내게끔, 다시 한번 미얀마가 전국적·세계적으로 나아가게끔 도울 예정이다.

연대의 최종 목표는 5·18을 겪은 광주가 세계 여러 나라의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국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5·18의 일방적 수출이 아닌 한목소리로 마음을 모으고 지원할 때, 세계의 어려움과 고통에 응답할 때 5·18 정신을 계승하고, 세계화한다는 의미에서다.

미얀마 현지에서 미얀마인들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 사진기자 모임 MPA 제공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