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 26일(목) 17:09 |

기아가 6년 만에 스포티지 신형 모델 '디 올 뉴 스포티지'를 선보인 가운데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담양 광주호까지 왕복 40여㎞를 주행하고 있다. 기아 제공
준중형 SUV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기아 스포티지가 6년 만에 '디 올 뉴 스포티지'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완전한 새로움'을 뜻하는 이름처럼 신형 스포티지의 매력은 남달랐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대표 생산 차종이기도 한 스포티지는 글로벌 누적 판매 600만대를 돌파한 기아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달 사전 예약 대수 역시 2만대를 돌파하며 신형 스포티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직접 시승한 결과 SUV답지 않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은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충분했다. 더욱 우수해진 동력 성능과 대형 SUV급으로 보일 정도의 업그레이드된 차체와 내부 공간, 효율적인 연비가 인상적이었다.
지난 24일 광주 서구 광천동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담양 광주호까지 왕복 40㎞가량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정글그린우드 색상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1.6T 시그니처 그래비티 2WD A/T'로 프리미엄, 빌트인캠, 크렐사운드, 선루프, 모니터링 등이 사양으로 들어갔다. 판매 가격은 4281만원이다.
●디자인과 실용성 모두 잡은 내외부
시승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전 4세대에 비해 커진 차체에도 날렵함을 잃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역동적 이미지를 드러내는 날렵한 인상과 볼륨을 강조한 곡선의 조화가 이뤄진다.
전면부의 타이거 노즈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는다면, 양측에 누워있는 V자형의 주간주행등은 엣지 있는 역동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로 신형 스포티지의 전장은 4660㎜로 기존 4세대 모델(4485㎜)보다 175㎜ 더 길어졌으며 한 단계 위 차급인 쏘렌토와 비교했을 때 150㎜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전폭과 전고 역시 10~15㎜ 더 넓다.
커진 차체만큼 내부 공간감도 넉넉하다. 성인 기준으로 주먹 2~3개는 너끈히 들어갈 만한 여유로운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은 뒷좌석 승객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트렁크 용량도 기존 503ℓ에서 647ℓ로 대폭 넓어졌다.
국내 준중형 SUV에서는 최초로 적용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터치식 전환조작계,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는 마치 최신 전자기기를 다루는 듯한 느낌을 줬다. 12.3인치의 디지털 계기판도 기존 아날로그에 비해 섬세해졌다.
특히 기어봉 대신 적용된 다이얼형의 전자식 변속기는 다이얼을 돌려 후진, 중립, 주행 모드를 조정할 수 있는데 기존 기어봉을 사용하던 감각과 비교하면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훨씬 더 직관적인 조작을 제공했다.
퀼팅 패턴과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고 옷걸이형으로 이뤄진 1열 헤드레스트와 시트백의 충전용 USB단자, 앞좌석 시트 뒤쪽의 지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수납공간 등을 배치해 섬세함과 2열 승객에게도 편리함을 제공하는 디테일이 돋보였다. 동급 SUV에서는 흔치 않게 뒷좌석 각도 조절도 가능했다.

기아의 5세대 '디 올 뉴 스포티지' 내부 앞좌석 모습.
●강력하지만 부드럽게… 주행 성능 ↑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담양 광주호까지는 크게 속도를 낼 구간은 없지만 시내 주행과 구불구불한 외곽 도로를 모두 거쳐야 하는 코스다. 이날은 비가 내려 잦은 가·감속과 드라이브 모드 변경에도 13.5㎞/ℓ의 연비를 보였다. 기아가 제시한 복합연비가 ℓ당 16.7㎞인 점을 고려할 때 꽤 훌륭한 연비 성능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행은 전기차와 가솔린의 장점만을 모아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80ps, 최대 토크 27.0kgf·m을 발휘한다.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구동 모터를 조합하면 시스템 최고 출력 230ps, 시스템 최대 토크 35.7kgf·m까지 힘을 낸다.
시승 당시 소리 없이 강한 하이브리드의 주행 느낌을 선사하면서도 고속 주행이나 오르막길에서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용하고 매끄러운 승차감도 돋보였다. 신형 스포티지에 적용된 과속방지턱과 같은 둔덕을 통과할 시 모터를 제어해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이라이드'와 모터의 가·감속으로 하중을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하는 '이핸들링' 기술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 느낌이다.
또 전방 충돌 방지 보조와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 기아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초보자도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아 관계자는 "차급을 뛰어넘는 실내 공간과 동급 최고 수준의 신기술 등 모든 면에서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 스포티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준중형 SUV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신형 스포티지의 판매 가격은 1.6 터보 하이브리드의 경우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프레스티지 3109만원 △노블레스 3269만원 △시그니처 3593만원이고 1.6 터보 가솔린은 △트렌디 2442만원 △프레스티지 2624만원 △노블레스 2869만원 시그니처 3193만원이다. 2.0 디젤의 경우 △트렌디 2634만원 △프레스티지 2815만원 △노블레스 3061만원 △시그니처 3385만원이다.

기아의 5세대 스포티지 '디 올 뉴 스포티지'의 측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