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기준
김성수 정치부장
2021년 11월 17일(수) 17:20

김성수 정치부장

전체적으로 넓고 환한 이마와 둥글둥글한 인상이다. 코에 살이 많고 코끝이 둥글며 콧구멍이 작은 편이다. 또 귀가 눈보다 위로 솟아 있고 크기가 큰 편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얼굴 모양이다. 관상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회장의 얼굴을 '부자 관상'으로 꼽았다.

관상학에서 이 회장의 코의 모양은 돈이 모이는 코이며, 귀의 모양과 위치는 부를 부르는 동시에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지혜를 의미한다고 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욕망은 누구나 꿈꾼다. 오죽했으면 한국 사회에서 부자 되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1년에 1억 모으기', '10억 모으기', '부자 아빠 되기' 등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는 재테크 열풍이 불었다.

부자 되기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1997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노골적으로 표출된 말이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 '동학개미(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 등의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이런 재테크 열풍의 최종 목표는 단 하나, 부자 되기다.

그렇다면 부의 기준은 얼마일까?

최근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총 자산 100억 이상의 부자는 39만3000명(2020년 말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자의 총 자산 규모는 2618조원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에서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 연소득 최소 3억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 부자의 기준을 1억 원 이상으로 답한 사람 중에는 월 소득 100만 원 이하(39.4%)의 비율이 높았고, 5억 원 이상은 월 소득 300만~400만 원 (32.9%) 층에서, 10억 원 이상은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31.4%) 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부의 기준을 보는 시각도 날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사회가 갈수록 돈이 돈을 버는 세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