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제정된다
기지재단과 후원협약 체결||시상금 100만 달러 후원||비엔날레 참여작가에 수여||제14회 비엔날레부터 선정
2022년 02월 07일(월) 16:39

(재)광주비엔날레와 기지재단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기지재단에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후원 협약식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승호 기지재단 이사장. 박서보 화백.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광주비엔날레 제공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화백. 뉴시스

시각 예술계의 건강한 창작 환경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제정된다.

(재)광주비엔날레와 기지재단은 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기지재단에서 박서보 화백,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박승호 기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후원 협약식을 가졌다.

한국 단색화 운동을 이끌어온 박서보 화백이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을 바탕으로 2019년 설립된 기지재단은 이번 협약에 따라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시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광주비엔날레는 내년 4월 개최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2042년까지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매 대회마다 운영할 예정이다. 이 상은 광주비엔날레 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작가 1인(팀)을 선정, 상금 10만 달러를 수여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어렵고 척박하던 시절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오면서 단색화를 세계무대에 알렸던 박서보 화백의 예술적 신념과 한국 미술을 국제무대에 소개해온 광주비엔날레의 역할이 상응해 '박서보 예술상'이 제정됐다"며 "이 상이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해 미술계가 더욱 힘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호 기지재단 이사장은 "새로운 분야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후진을 발굴하는 기지재단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 '박서보 예술상'을 후원하게 돼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대상으로 수상 제도를 운영해왔으며, 국제적인 위상을 지닌 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을 제정해 2010년 첫 시상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수상자를 발표한 바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이번에 '눈(Noon) 예술상'을 개편해 '박서보 예술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현대미술을 선도할 수준 높은 전시회와 함께 이 예술상을 통해 명실상부한 비엔날레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박서보 화백은 한국의 추상미술을 이끈 한국화단의 거장. 한국전쟁 이후인 1950년대 말부터 서양의 엥포르멜을 동양의 서예에 접목시킨 후 독자적으로 불교와 도교사상을 결합시킨 '묘법' 연작을 발전시켜 온 세계적인 미술가다. 특히 부모님의 영향으로 독실한 불자인 박 화백은 올해 구순의 나이에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한국미술의 전위적 흐름을 이끌어온 그는 지난 2000년 홍익대 명예교수로 임명됐고 한국미술협회 이사장(1977-1980)과 고문(1980)으로 활동했다.

박서보 화백은 "일평생 그림을 그려온 선배이자 예술가라는 동료로서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며 "험난한 과정이지만 예술가로서 사명감을 지니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발전시켜주는 예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기지재단은 박서보 화백이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으로 2019년 세워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다양한 장르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비주류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창작 활동을 후원하면서 문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