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소 9곳 목표", 민주, "4곳도 위험"
여·야, 17개 시·도지사 판세||여, 압승으로 정권교체 완성||야, 읍소로 지지층 결집 호소
2022년 05월 31일(화) 16:49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서울 잠실역 8번출구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공원에서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시스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여야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선거의 판세를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호남(광주·전남·전북)을 제외한 전 지역 승리를 노리는 분위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곳(호남·제주)조차 여차하면 흔들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읍소'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공동선거대책위원장)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1 지방선거 판세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봐서 민주당에 비해 유리한 게 아닌가. 국민의힘은 과반수, 17개 시도 중 8~9개를 사실상 목표로 했는데 (민주당에 비해) 좀 유리하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이 경기도다. 최대의 격전지다. 경기 지사의 승리가 이번 지선의 승리라고 규정한다"면서, "경기도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진 지역이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지사직을 탈환하려고 모든 화력을 집중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이 정권 교체의 전반전이라면 지방선거는 정권 교체의 후반전이다. 반드시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5곳에 더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의 조사에서 우위를 보였던 서울과 인천, 충북, 강원을 포함해 최소 9곳에서의 승리를 예측했다. 최근엔 호남을 제외한 전지역 완승까지 내다보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박완주 의원 성비위 의혹 파문 등을 발판 삼아 대전·충남·세종 등 충청권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100표, 200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마지막까지 격전이 될 곳이 중부권을 중심으로 많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도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일굴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주는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꾸준히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꺼낸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오히려 제주 민심을 흔들면서 '해볼 만한 지역'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제주를 방문한데 이어 오후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인천 계양을로 이동해 이재명 위원장을 노린 총력전을 펼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 컨벤션 효과와 국정 안정론을 기반으로 대승을 예감한 국민의힘이 표정관리에 들어간 것과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읍소작전'을 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로 4곳(호남, 제주) 외의 1곳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4곳조차 여차하면 흔들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읍소했다. 당초 민주당은 선거 초반 호남 3곳과 제주 등 우세 지역 4곳에 경기와 인천, 세종, 대전 등 경합지역을 더해 8곳 승리를 1차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존에 유리했던 제주마저 위태롭다며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하며 총결집을 호소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광역자치단체장 17곳 중 14곳을 쓸어담았던 2018년 지방선거와는 정반대로 뒤집히는 상황이 됐다.

김 본부장은 "국민의힘의 압승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이 나라는 국민의 나라가 아니고 기획재정부의 나라, 황무부(황제 권력을 가진 법무부)의 나라,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과 가족의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 대선에서 지면 총통제가 온다'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경고한 것을 언급하며, "막아달라. 무서운 제2의 국정농단을 막아달라"며 "합법을 가장한 대통령 최측근의 섭정 국정농단과 정치검찰 통치를 국민이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도 '아직 해볼 만하다'는 메시지도 함께 냈다. 김민석 본부장은 "여론조사에서 현재 드러나고 있는 것보다는 전 지역에서 격차가 좁혀질 거라고 보고 있다"며 국민 여론이 (새정부)견제나 (국정) 안정보다 '균형'이 제일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 경기는 워낙 초접전 지역이고, 경기, 강원, 충남, 그리고 최근에 인천, 대전까지도 (지지율은) 올라오고 있는데 접전 지역으로, 다 인물 경쟁력이 상당히 앞서는 지역들이 변수가 어떻게 될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번 선거는 일방 독주와 독선을 막아낼 최소한의 균형과 안정을 선택하는 선거"라며 "균형과 인물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