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대 승부처 수도권·충청권 압승…4년 전 완패 설욕
광역단체장 13곳 승리…지난 대선 10곳보다 더 많아||
2022년 06월 02일(목) 05:17
국민의힘, '이겼다'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힌 수도권과 충청권을 비롯해 부산·울산·경남(PK)까지 수복하면서 4년 전 완패를 설욕했다.

2일 오전 4시 기준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3곳에서 당선 확정 또는 유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하루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난기류에 휘말리며 대구·경북 2곳만 건지는 데 그친 것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4년 전 민주당이 승리한 경기·인천·대전·세종 지역은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과 중부권을 포함한 상당수 지역에서 박빙이다. 100표, 200표 차이가 날 수 있을 만큼 아슬아슬한 승부"라고 전망했다. 윤호중·박지현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유세 마지막 날 세종과 대전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주요 경합지역 가운데 이날 오전 5시를 넘어서도 여전히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지역이 수도권 최대 승부처이자 '윤심'(尹心)과 '명심'(明心)이 맞붙은 경기도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93.64% 개표가 완료된 오전 5시 현재 49.06%의 득표율을 얻어 김동연 민주당 후보(48.89%)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김은혜 후보는 개표 이후 단 한차례도 김동연 후보에게 선두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양자의 표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현직 시장의 대결로 주목받았던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개표율 99.9%인 상황에서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득표율 51.8%로 박남춘 민주당 후보(44.6%)를 7.2%포인트차로 이겼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의 지지도가 앞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좁혀져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친 바 있다.

85.1% 개표가 완료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9.0%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는 39.3%의 득표율을 보였는데, 앞선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전에서는 51.2%의 득표율을 보인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허태정 민주당 후보(48.8%)를 2.4%포인트차로 신승을 거뒀다. 세종에서는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52.8%)가 이춘희 민주당 후보(47.2%)를 꺾고 당선됐다. 충북·충남지사도 김영환·김태흠 두 후보가 당선이 일찍 확실시되면서 부담을 덜었다.

앞서 지난 2018년 민주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던 만큼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충청권 선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민주당 3선 중진인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제명 사태가 국민의힘에 호재로 작용해 광역단체장 4곳 모두 차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격전지는 아니지만 4년 전 민주당에 내줬던 PK 지역을 완전히 수복했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해 4·7 보궐선거에 이어 2선 시장이 됐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의 자리였던 울산시장과 경남지사를 차지한 점도 주목된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13곳을 확보해 4년 전 대구·경북 2곳만 가져갔던 치욕을 갚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등 10곳에서 승리했는데, 이 기록을 뛰어넘은 셈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밀렸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대선 승리를 굳혔다.

지방선거는 승리했지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원내 입성을 막지 못한 점은 국힘의힘에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민주당 텃밭에서 낙승이 예상됐던 이 상임고문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호각을 다툰 점은 성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당이 계양을을 제외한 수도권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향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 운영 동력을 일부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 대패 충격으로 지도부 쇄신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입성하는 이 상임고문도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를 지휘했던 만큼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