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반도체 학과 신설·지원이 먼저다"
반도체 관련과 전남대·목포대뿐 ||전국서 차지하는 비중 극히 적어 ||거대 시설 투자·제반여건 필수적 ||“관련과 신설위해 정부가 나서야”
2022년 06월 13일(월) 17:47 |
![]() 광주과학기술원은 23일 지스트 오룡관 대강당에서 입학생 대표와 총장장학생 대표, 주요 보직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학년도 입학식을 개최했다. 전남일보 DB |
13일 교육부 대학알리미 및 교육계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 대학교에서 반도체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가르치는 학·석사 과정이 개설된 곳은 전남대(전기및반도체공학부)와 목포대(반도체응용물리학과) 등 2곳 뿐이다.
전국 대학의 반도체 학과 현황을 살펴보면 광주·전남의 비중은 미미하다. 내년도 반도체 관련학과의 신입생 모집 규모는 총 1382명이며 지역별로는 서울권 475명, 경기권 269명 등 수도권이 744명이고 지역은 638명이다. 전남대와 목포대의 한해 모집 인원은 60여 명꼴로 지역에서 반도체 전공자수는 극히 적은 편이다.
전국적으로 높아지는 반도체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학과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 확대를 검토하면서 반도체 전공자들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다만, 지역 대학은 반도체 학과의 정원 증원을 먼나라 이야기로 보고 있다.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가 먼저가 아니라 지역의 반도체 학과 신설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대학발전협력단의 한 관계자는 "광주는 인공지능(AI) 거점도시로서 AI 관련과가 생기고 있는데 해당 기술을 시스템 반도체에 담을 기술 관련 학과는 전무한 상태다"며 "대학들이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고 싶어도 다른 학과 통·폐합이 돼야 가능한 부분이어서 대학 역량만으로는 (신설에) 한계가 있고 정부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내년도 반도체 학과를 개설하기 위해 예산 확보에 들어갔다. 현재 GIST 내부에선 신소재공학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가 반도체 관련 지식을 가르치고 있지만 보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커리큘럼(교육과정) 필요성이 대두돼 주요 기업들과의 계약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계약학과는 졸업 후 채용을 조건으로 기업이 대학과 협약을 맺어 학비 등을 제공하고 입학생을 모집하는 학부 과정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가 보증된 GIST에서도 반도체 교육을 위해선 시설과 제반 여건 등에 지자체·정부의 투자는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지용 GIST 기획처장은 "학교 내부 자체 예산과 기업들의 투자를 제외하고서라도 시설 지원은 꼭 필요하다"며 "반도체학과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반도체 공정, 실증시설 등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구축하기 위해선 시설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의 반도체학과의 한 교수는 "메모리, 시스템, 광 등 여러 반도체가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여러 공정이 필요한데 지역의 반도체학과 시설은 매우 열악하다"며 "시설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