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재단 "아르헨티나 투사 '보나피니' 영면 기원"
2022년 11월 22일(화) 18:13
아르헨티나 인권운동가 에베 데 보나피니. 뉴시스
5·18기념재단이 지난 20일 93세의 나이로 별세한 인권운동가 에베 데 보나피니에게 애도를 표했다. 에베 데 보나피니는 생전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정권에 저항했으며 인권단체 '5월광장의어머니들'을 설립했다.

5·18기념재단은 22일 추모 성명을 통해 "에베 데 보나피니의 세 아들 중 두 아들은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당했다. 아들의 생사조차 확인 할 수 없었던 보나피니 회장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과 함께 인권단체 '5월광장의어머니들'을 만들었다"며 "그는 매주 목요일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앞 5월광장을 돌며 군사정권의 만행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5월광장의어머니들'은 과거 정권의 실체를 규명하며, 아르헨티나 민주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했다.

또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도 민주화 제단에 바친 자식의 삶을 이어 남은 일생을 거리의 투사로 살아온 어머니들이 있다"며 "바로 오월어머니와 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의 어머니들이다"고 말했다.

재단은 "광주시민들은 지난 1994년 광주를 방문했던 '5월광장어머니들'과 나눈 동병상련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책임자처벌, 진상규명의 외침도 여전히 귓가에 선명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선택했던 길 위의 고단한 삶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군사주의와 권위주의로 인해 인권이 유린되고 민주적 가치가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보나피니 회장이 꿈꿨던 세상은 남은 사람들의 과제가 됐다. 길 위의 고단한 삶을 마친 에베 데 보나피니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