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5초 만에 광주 금은방 턴 10대 구속영장 신청
촉법소년 포함 3명 범죄 저질러 ||경찰, 범행 교사 의심 20대 추적 ||상인 “치안센터 운영 중단 영향” ||경찰 “금남지구대 치안공백 없다”
2022년 12월 04일(일) 17:11
광주 동부경찰 전경.
새벽 시간 금은방에서 단 15초 만에 절도 행각을 벌인 10대 3명 중, 범행을 주도한 1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범인 나머지 2명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보호자에게 인계됐다.

광주 동부경찰은 지난 2일 오전 3시30분께 동구 귀금속거리의 한 금은방에 몰래 들어가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A(16)·B(15)·C(12)군 중 고교 자퇴생 A(16)군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군과 C군은 범행 가담 정도와 촉법소년인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C군의 나이가 촉법소년에 해당해 가정법원에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미리 준비한 망치로 출입문의 유리창과 진열장을 차례로 부순 뒤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을 주도한 A군은 C군과 함께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귀금속을 훔쳤으며, 그 사이 B군이 바깥에서 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5초였다.

10대 절도범들은 범행 이후 오토바이를 탄 채 현장에서 도주했으며 당시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가 출입문의 유리창이 깨진 금은방을 이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를 추적, 사건 발생 8시간 30분여만인 이날 정오께 북구 한 모텔에서 A군 일당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미 팔아넘기고 남은 귀금속 650만원 상당을 현장에서 회수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가출 생활을 이어가던 중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범행 이틀 전부터 귀금속거리를 돌아다니며 범행 장소를 물색했다. 일당 중 A군과 B군은 과거 동종 전과로 한 차례 처벌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배달업체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20대 남성 2명을 범행 윗선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경찰은 20대 남성 2명이 10대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장물을 팔아주겠다"며 귀금속 일부를 넘겨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윗선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절도 범죄가 발생한 금은방이 최근 지역 경찰관서 통·폐합에 따라 열흘 전 운영을 중단한 치안센터와 가까운 위치라는 점에서 지역 상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10대 일행이 턴 금은방은 지난달 21일부터 운영을 중단한 충장치안센터와 100여m 떨어진 곳이다.

충장치안센터는 최근까지 금남지구대 소속 지역경찰관 1명이 배치돼 각종 민원을 처리했다. 하지만 광주경찰청이 '치안 수요에 따른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를 위해 추진한 지역경찰 관서(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 통·폐합 시책에 따라, 충장치안센터는 금남지구대로 통·폐합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충장로 상인회는 금은방 절도 사건에 앞서 전날 치안센터 운영 재개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상인회는 입장문에서 "금은방 60여곳이 밀집한 충장로 상권은 강력범죄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라며 "치안센터 운영 중단은 치안 공백과 상권 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으로 충장치안센터 재가동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충장로 상인회는 조만간 상인들의 여론을 파악하는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의 우려와 반발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치안 유지 업무는 이미 금남지구대가 맡고 있었다며 치안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치안센터 통·폐합 이후 관할 지역경찰인 금남지구대 인력은 기존 58명에서 62명(5개 조 3교대)으로 늘었다"며 "통폐합에 앞서 오래전부터 금남지구대가 충장로 일대 순찰·방범 업무를 도맡았다. 치안 공백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