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광 매력 넘치는데… 유인책은 부족"
외지인이 본 광주관광 현실 ||국내여행 횟수 특·광역시 꼴찌 ||연상 이미지 ‘무등산’ ‘5·18’ 뿐 ||‘재방문 의향’ 부산·제주 넘어 1위||“전시·맛집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
2022년 12월 06일(화) 18:03
지난 10월15일 금남로 일대에 불새를 형상화한 대형 드론이 등장하면서 충장축제 거리 퍼레이드 시작을 알렸다. 광주 동구 제공
"맛집도 많고 전시 등 볼거리도 다양하지만 관광객을 끌어모을 유인책이 부족하다 보니 늘 광주가 관광 불모지로 통하는 건 아닐까요."

블로거, 인플루언서, 관광전문가를 비롯해 출향인들이 바라보는 '광주관광의 현실'이다.

맛과 문화예술이 넘쳐나고 의로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광주시의 관광객 추이는 초라하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 통계포털시스템 '문화셈터'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지(지역)별 국내여행 횟수'에서 광주는 특·광역시 중 180만8000회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행정도시인 세종시(188만3000회)보다 뒤처져 자존심마저 구겼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취업한 조영민(29) 씨는 "'광주'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등산, 5·18에서 멈춰 있는 기분이다. 서울 친구들이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데 딱히 데려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만류했다"며 "먹거리는 광주가 최고라고 하지만 떠오르는 음식은 없다. 수박을 먹으러 무등산에 데려갈 수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서울로 발령받고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김경록(43) 씨는 "광주에 사는 친구들 역시 놀고먹고 즐길 거리가 없다 보니 담양이나 함평 등 외곽으로 빠진다. 그만큼 특색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뜻이다"며 "명소가 있다고 해도 홍보가 부족하고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곳은 타지에서도 접할 수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광주는 관광여행으로 재방문하고 싶은 지역 1위를 차지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광주 방문객 수는 최하위지만 한번 광주를 방문하면 또 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문체부 '문화셈터'의 설문조사를 통해 '여행지별 관광여행 재방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광주가 81.8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제주(80.2점), 부산(77.1점), 강원(77.1점)보다 높은 수치다.

광주가 앞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홍보 강화와 콘텐츠 개발부터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만7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광주지역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나현영씨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나 작업을 많이 한다. 무등산 앞에도 '맛집'이라 불리는 곳이 가득하다"며 "광주시의 홍보 자체가 부족해 좋은 곳이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갈 곳이 없어서'가 아닌 '몰라서' 못 가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나씨는 "SRT·KTX 노선이 개통한 뒤로 전남권에서 광주에 오기 것보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서울 몰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광주는 '전남의 축'인데 관광 콘텐츠 개발은 미흡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청년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다닌다. 길거리를 예쁘게 조성한다든지 SNS 홍보를 강화한다든지 타지역과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터넷 사이트, 모바일 앱(PC·스마트폰)으로 여행 정보를 획득한 이들은 2018년 19.3%, 2019년 20.5%, 2020년 20.2%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는 26.4%로 전년 대비 큰 폭 상승하면서 SNS를 통한 홍보의 중요성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광주·전남 관광지를 소개하는 블로거 서여운 씨는 "여수, 목포 같은 전남의 관광지는 택시·버스, 크루즈 투어 등 관광객을 위한 교통 편의성이 뛰어나다"며 "여수 같은 경우 간장게장이나 돌산 갓김치 등 지역특산품과 서대회, 하모 샤부샤부 등 '여수' 하면 생각나는 향토 음식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는 대부분의 택시에 '미디어 바'를 설치해 목적지에 가는 동안 여수 관광지와 즐길 거리, 먹거리를 소개하는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관광객 유인책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축제임에도 광주 대표 축제는 '충장축제'가 유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강신겸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주에 다양한 행사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꼽힐 만한 행사가 부족하다"며 "광주만의 행사·축제가 아닌 전국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과 사계절 내내 축제가 열리는 방안도 모색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