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칼럼>말뿐인 호남 관문, 광주송정역 그랜드 청사진 그릴때
역주변 시설 노후에 역동성없어
KTX역 국내외 도시 발전 견인
미래교통통합환승체계 구축 등
천지개벽 동대구역 사례 나침반
시·도 상생 플랫폼 역할도 커져
시, 역세권 로드맵 2040계획 반영을
2023년 01월 19일(목) 16:29
이용규 논설실장
설연휴가 시작됐다. 시절이 어려워도 사람들의 셀렘은 변하지 않는 인지상정이다. 새해에는 묵은 현안을 옭아매고 있는 모든 매듭이 풀어져 만사형통의 바람이 간절하다. 초라한 송정역을 환골탈태시킬 역세권개발이라는 멋진 청사진이 펼쳐졌으면 하는 간절함도 빼놓을 수없다. 송정역 역세권개발은 곧 광주송정역이 명실상부한 호남의 빅게이트로서 자리매김과 맞닿아있다.

 광주송정역은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호남의 교통·물류의 축으로서 자리잡았다. 그 이전에는 광주역이 호남 제1도시에서 가장 큰 철도역으로 지위를 누렸다.지역사회에서 많은 논란 끝에 광주의 고속철도 입지가 송정역으로 확정되면서 호남의 관문이라는 화려한 간판을 내건 이후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밌을 것같다. 하루에도 수십회의 서울-목포, 서울-광주송정역간 출발, 경유지이자 호남선과 경전선 합류 지점으로서 송정역 역사 주변은 분주함이 넘쳐난다. 당초 예상한 하루 1만2000명보다 훨씬 많은 2만명에 달하는 이용객들로 대합실을 비롯해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이를 고속철도 개통 효과로 분석하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다. 역 주변의 수십년된 저층의 노후 상업시설과 주거단지가 광주송정역 상권의 현주소를 반증한다. 역이 도시의 얼굴이라고 하는데, 광주를 처음 방문한 외지인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침체된 광주 이미지에 활력도 없으니 그다지 광주의 첫 인상이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같다. 광주 고속철도 중심이 된 송정역 주변의 변신 이미지를 기대한 것과는 동떨어져있다. 개통 8년째임에도 변변한 송정역 활성화 종합계획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광주송정역의 미래 청사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광주시가 고속철도 개통 4년전인 2011년 송정역 역세권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정부가 2010년 국가시범사업으로 광주송정역을 복합환승센터로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에 따른 것이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16만500㎡ 규모 선상복합역사 환승터미널, 환승 주차장을 건립하는 것이 얼개였다. 2017년까지 서희건설 컨소시엄과 협상에도 불구하고 무산됐다. 대신에 철도시설공단은 인근에 주차장 증축으로 정리했다. 광주송정역이 광역 교통망의 중심지로서 일대변신을 기대한 지역의 입장으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투자선도지구사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단 공모 사업이 제시됐다. 꿩 대신 닭이라고나 할까, 송정역 1㎞ 반경내에서 개발하는 상전벽해를 꿈꾸며 다시 한번 기대에 부풀었다. 거기까지였다. 2023년까지 국토교통부에 의해 추진되는 이 사업은 아파트짓기에 불과할 따름으로 투자선도지구사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광명역이나 프랑스 리옹역처럼 우리가 부러워하는 역무 환승시설, 상업, 문화시설 등 역세권 개발 중심의 광역 교통허브로서 그림과는 동떨어져 있다.

 광주고속철도 입지로 송정역 확정은 광산이 지난 1988년 직할시로 편입됐을 때 영산강으로 나눠지고 공항으로 인해 많은 개발 규제가 따라 광주와의 통합적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는 지리·지형적 제약을 극복하고 도시공간 대변화를 가져올 회심의 카드로 인식됐다. 그러나 광산구 송정역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12만평의 대규모 공업시설 금호타이어는 광산구 확장에 많은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광주송정역의 최대 목표는 호남의 광역교통 빅게이트로서 지역발전 견인차 역할이다. 고속열차역의 중요성이 부각된 국내외 많은 도시발전 성공 사례에서 보듯 광주송정역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도시발전에서 역을 통한 경쟁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광주역이 1969년 대인동에서 중흥동으로 옮긴 이후 이 일대의 변화는 괄목상대할만 했다. 광주의 도시 공간 재편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역사였다. 그렇기에 광산구의 그랜드 도시계획 구상에 많은 제약을 주었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인근의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을 결정한 것은 다행스럽다. 그동안 외곽 이전에 염사가 없었던 금호타이어 노사가 이전에 뜻을 모으고 함평군에 입지신청서 제출과 함께 LH에 부지 조성비의 10%를 우선 납부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아가고 있으나, 광주시와의 도시계획 변경 협상에서 속도감을 내지 못해 아쉬운 대목이다.

 역은 항구와 같다. 많은 사람과 물건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소이고, 산업과 상업, 문화와 관광을 연결하는 중요 거점이다. 방문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매력이 관건이다. 볼거리, 먹거리, 탈 것 등 공간 재편을 통한 원활하게 접근하게 하는 것이 최대 포인트다. 이는 외지인들의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 이 공간 구조는 역세권 개발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그 효과는 많은 도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탈바꿈한 도시공간은 시시각각 방문객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전파 확산되기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마게팅으로까지 연결된다. 문화시설, 컨벤션센터, 쇼핑 센터와 복합 환승 기능을 담당하는 여객자동차 터미널이 입주해 핫플레이스가 된 동대구역이나 쓰레기 매립지가 지역경제 거점공간으로 탈바꿈한 서대구역의 화려한 변신은 광주송정역의 미래를 안내해주는 나침반이다.

 이제 광주송정역이 호남광역교통의 허브에 걸맞은 큰 그림을 그려야할 때다. 역주변의 교통체증과 정체현상으로 주차장을 건립하고, 아파트건설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고속철도역 주변이 하루가 다르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데, 명색 호남 최대 철도역이라는 광주송정역의 초라함은 지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KTX역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어, 광주송정역도 이젠 변화의 시점에 와있다. 광주송정역은 출발은 늦었지만 완벽한 이용객 편의 기능 시설은 물론이고 도심공항 터미널 유치를 비롯한 통합적 환승체계 구축을 넘어 모빌리티 혁신 도심 항공교통인 UAM 상용화도 준비하는 광역 교통수단 통합서비스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광주송정역이 지역발전 동력원이 되기 위해선 그랜드 역세권 로드맵 수립이 중요하다. 광주시는 최근 ‘2040 도시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 안에는 송정역 역세권개발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도민의 설 밥상의 주요 메뉴로 올라와 마스터플랜 반영의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 송정역 역세권 개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광주시의 큰 그림으로 광주송정역이 ‘내일이 빛나는 광주’와 인근의 장성, 영광, 담양, 함평, 나주 등이 함께 발전하는 멋진 경제상생의 플랫폼이 되길 희망한다.
이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