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이어 광주 공공요금 들썩… 서민 삶 휘청
택시요금 최대 1000원 인상 검토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전국 최저
4월용역거쳐 하반기 인상 가능성
공영주차장 시기조절·버스 ‘동결’
2023년 01월 30일(월) 17:23
최근 난방비가 급등한 가운데 30일 광주 서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입주자가 도시가스 계량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양배 기자
올해 ‘난방비 대란’에 이어 지자체발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예고돼 시민들의 민생고는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택시 기본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광주 택시의 기본요금은 지난 2019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이 인상된 뒤 4년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역 택시업계는 대전, 대구, 울산과 함께 전국 최저 수준인 기본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LPG 가격 폭등과 인건비 인상 등 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기본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광주시도 오는 3월 기본요금 인상 계획을 세우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는 기본요금 인상폭을 최종적으로 논의하고 시민 공론 과정을 거친다. 현재 3300원에서 최대 4300원까지 1000원 내에서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의회의 의견 청취 기간을 거치고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사전 절차를 거쳐 최종 인상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올해 도시가스 요금도 소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오는 4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시가스 요금의 90%를 차지하는 정부의 도매요금이 작년 한해 40%가량 오르면서 현재 전국적인 난방비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자체가 결정하는 소매요금까지 올리는 것이 시 입장에선 부담이지만 현재 시의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전국적으로 가장 낮고, 업계에서도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주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2017년 인상된 이후 5년째 유지되고 있다. 광주시의 가정용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MJ(메가줄)당 1.115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광주 전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해양에너지 관계자는 “광주의 경우 산업 시설이 많은 편이 아니고 인구 밀집도도 높은 편이 아니어서 투자 대비 효율이 낮다”며 “주택용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도시가스 요금도 동결된 상태여서 판매 수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광주시는 민생고가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요금 인상 시기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시는 내달 1일부터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을 예고했다. 시 산하 22개 공영주차장 기준, 1급지 당 기존 1400원에서 2000원으로 600원 올리는 내용이다. 시는 인상 배경으로 공영주차장 요금이 타 지자체에 비해 50% 수준으로 매우 낮고 지난 2004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공영주차장의 요금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일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 시행 시기를 2월1일에서 5월1일로 3개월 늦췄다.

서울발 버스비 인상 사태로 ‘시민들의 발’인 버스요금 인상도 우려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광주시의 버스요금 인상안은 검토된 것이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의 적자폭은 극심한 상황이지만 현재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일선 업계의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 요금 인상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돼 민생이 어렵지만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요구도 계속되고 있어서 시민 의견 수렴과 업계의 어려움 청취를 계속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