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순항’고향사랑기부제 지속가능성 고민을
시행 한달 성과 바탕 확장성 높여야
2023년 02월 02일(목) 17:04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자체의 재정 확충을 위해 올해 첫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를 비롯해 목포,여수, 해남, 영광군 등 몇몇 지자체의 경우 시행 한달간 200명의 기부자가 나오고 있어서다.전남도와 도내 시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한 결과,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기부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가수 남진은 고향인 목포에,축구 국가대표인 나상호는 고향 담양에, 해남에 연고가 있는 도올 김용옥 선생은 해남에 각각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제도 시행 초기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 전국을 버스로 돌며 어르신과 소통하는 ‘국민 안내양’ 김정연 씨가 전남도에 고향사랑기부금 5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한 달간 205명이 전남도의 기부자로 나섰다.

 기부자 특성도 드러나고 있다. 기부자 상당수는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기부금액도 100%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만원이 가장 많았다. 유명인과 기업인, 전문직 종사자가 기부상한액인 500만원을 기부했고,나머지 절대 다수(90% 이상)는 기부 하한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극심한 경제 침체와 고물가시대인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동참 열기는 긍정적인 출발이라고 여겨진다.하지만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취지가 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로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를 살리는데 있는 점에서 앞으로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지자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분발이 요구된다. 지자체들은 기부금액의 30% 이내에서 기부자들에게 제공하는 답례품 발굴에만 매몰되어서는 실제적인 성과를 거둘수 없다.실제 답례품이 기부 실행에 미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어서다.지자체들은 한 달간의 성적표를 면밀하게 분석해 기부자의 자발적 선택 동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부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이런 종류의 사업을 펼칠 계획임을 널리 알림으로써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