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끓는 실종 선원 가족들 “하루빨리 돌아오길”
신안 해안 어선 전복
새벽 수습된 기관장 소식에 ‘숙연’
가족들, 해경 선체 인양 작업 동의
사고 해역 찾아 수중수색 지켜봐
경찰 “인양 후 선내 수색 이어갈 것”
2023년 02월 06일(월) 18:28
청보호 실종 선장의 한 가족이 6일 가족대기소가 마련된 신안군수협에서 약식 언론브리핑을 열고 있다. 나건호 기자
“모두 최대한 빨리 찾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6일 오전 8시께 방문한 목포 산정동. 바닷가에 있는 대기소에서 기다리던 ‘청보호’ 실종자 가족의 한숨이 짙어졌다. 이들은 고개를 푹 숙이거나 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서 애타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이날 대기소를 방문한 실종자 가족은 4가구(5명)였다.

오전에 실종자 중 1명인 기관장 김모(64)씨의 수습 소식을 전해 들은 가족 A씨는 “오전 5시께 연락을 받았고, 2시간 이후 신원을 전달 받았다”며 “기관장님의 가족분들은 일찌감치 비보를 듣고 떠났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목포해양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색 상황과 계획을 전달했다. 가족들은 ‘선체 내부에서 실종된 선원이 발견됐기 때문에 배를 인양해 내부를 전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설명을 해경으로부터 들었다. 인양 작업 시 선체 안팎에 위치한 실종자들이 바다로 떠내려가지 않도록 유실 방지망을 설치한다는 내용도 전달받았다. 이에 가족들은 모두 인양 작업에 동의했다.

실종된 선장 이모(50)씨의 처남인 B씨는 “인양 작업을 위해 체인을 연결했고 배를 물이 얕은 지대로 끌고와서 선체를 수색하겠다고 들었다”며 “(실종된 사람들이) 선체 내부에라도 다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열흘 정도의 수색 기간을 잡고있다는 것과 인양 계획에 가족들 모두 동의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B씨는 이어 “생존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가 없다”며 “가족들 모두가 하루빨리 (실종자 분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신안 청보호 전복사고 사흘째인 6일 선원 가족들이 목포해경전용부두에서 사고 해역으로 이동하는 배에 탑승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A와 B씨를 포함한 실종자 가족 6명은 목포해경과 함께 사고 지점으로 가 인양 작업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께 해경전용부두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 일동은 배에 올라타기 전 해경의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입고 배에 올라탔다.

실종자 가족들이 착잡한 표정으로 담요를 들고 배에 오르자 해경 함정이 사고 지점을 향해 출항했다. 1시간 10여분에 걸쳐 도착한 신안군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는 매서운 날씨 속에 잠수사들의 수중 수색이 한창이었다.

구조당국은 예인선과 크레인선을 전복된 청보호에 바짝 붙여 연결하고 있었다. 청보호 주변으로는 군함들이 원형으로 진을 치고 있었으며, 해경경비함정들이 청보호 주변을 돌면서 잠수작업을 펼치는 대원들을 돕고있었다.

인양 작업은 해상 여건에 따라 얼마나 소요될지 미지수인 실정이다. 해경은 크레인을 연결해 선체를 수면 위로 올린 후 내부 수색을 할지, 육지로 청보호를 끌고올지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해철 목포해양경찰서장은 2차 브리핑에서 “조석관련 대조기(밀물이 가장 높은 때)임을 감안하여 해상여건으로 인양 불가 시, 임자도 남쪽 안전지대로 이동해 인양작업과 선내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해역의 기상상황은 동풍 4~6㎧, 파고 0.5m, 시정(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3마일이다.

한편 인천선적 24톤급 통발어선 청보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19분께 신안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침수하면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됐으며 이중 5명은 사망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