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공동체 견인… 고려일보 100년사 ‘한눈에’
창간 100주년 기획전 개최
내년 2월까지 월곡문화관
신문자료·사진·활자본 전시
2023년 02월 27일(월) 15:17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전이 열린다.
월곡고려인문화관 개관 2주년을 맞아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전이 열린다. 기획전은 삼일절 104주년인 오는 3월1일 시작해 내년 2월28일까지 1년 동안 진행된다.

주요 전시물은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이 25년 동안 고려일보 기자로 활동하며 수집한 100년의 역사를 한 눈으로 볼수 있는 신문자료와 신문사 사원들의 기록 사진, 활자본 등 희귀 자료들이다.

고려일보는 3·1독립만세운동 4주년을 기념해 1923년 3월1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창간된 대표적인 고려인 모국어 신문이다. 창간 당시 책임 주필은 이백초 선생이었고 이성, 오성묵, 이괄, 김진, 최호림, 박동희, 남창원, 황동훈, 김홍집, 윤세환 선생 등이 활약했으나 1930년대 소련의 정치적 숙청과 강제이주 과정에서 대부분 투옥됐고 목숨을 잃었다.

살아남은 황동훈 선생이 선봉을 찍던 한글 납활자를 보따리에 싸서 중앙아시아로 가져갔고 이에 따라 강제 이주 6개월만에 중앙아시아에서 다시 신문을 발행했다.

1938년 5월 키즐오르다에서 ‘레닌기치’로 제호를 바꿨으며 ‘레닌기치’는 유일하게 전 소련에서 구독할 수 있는 한글 신문이었다. 당시 주 6회 발행한 일간신문으로 한인 집단거주지인 타슈켄트, 키즐오르다, 두샨베, 비슈케크 등지에 지사를 두고 4만부가 발행되던 적도 있었다.

1978년 8월 현재 본사가 있는 알마티로 이전했고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고 카자흐스탄의 건국과 함께 1991년 5월 ‘고려일보’로 제호가 개칭됐다.

1991년까지 모든 면을 한글 가로쓰기 신문으로 발행했으나 1991년 소련 해체로 정부지원이 끊기면서 재정 위기를 겪기도 했다. 특히 고려인 동포 사회에서 한글을 아는 독자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전체 고려인 동포 사회를 연결하는 언론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고려일보는 낯선 땅에서 모국어를 지켜내 고려인 공동체를 견인해 왔다는 평을 받는다.

고려일보 기획전 이외에도 문화관 1층 상설전시실 작은 극장에서는 호남대학교 인문도시지원사업단이 진행하는 ‘100년의 역사를 갖고 온 사람들’ 특별전도 진행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