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9-4>‘어머니의 산’ 무등산 생태·지질가치 커졌다
국립공원 지정 10년·지질공원 재인증
2023년 03월 05일(일) 18:34
최윤호 백두대간숲연구소장은 지난해 11월 9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5층에서 열린‘무등산 정상 복원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의 생태적·지리적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국립공원 지정 10년이 지나면서 ‘생태보고’로 자리 잡은데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으로 생태적 가치와 함께 지질학적 관점에서도 세계적 가치를 공인받았다는 평가다.

무등산은 광주도심과 불과 5~6㎞ 거리에 위치해 매년 300만명 안팎의 탐방객이 찾을 만큼, 뛰어난 접근성 탓에 훼손이 우려돼 왔다.

하지만 무등산은 지난 2013년 3월 국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뒤 국립공원 지정 이전보다 오히려 생태계 보전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1972년 5월 도립공원 지정 40여 년 만에 국립공원 승격에 국립공원공단과 광주시, 화순·담양군은 이후 서로 협력하면서 생태계 보호, 훼손지역 복원, 무등산 자락의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생태보전 노력에 무등산은 ‘생태계 보고’로 거듭났다.

멸종위기종 10종을 포함해 2300여 종의 생물자원이 서식하던 무등산은 그동안 멸종위기종 29종 등 4100여 종의 동·식물이 사는 ‘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했다. 천연기념물도 9종에서 11종으로 늘었다.

정상부 주상절리대와 화순 공룡 화석지, 적벽 등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24일 재인증 절차를 통과해 2026년까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네스코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2018년 최초 인증 당시 제시했던 권고사항을 지난 4년간 충실히 이행했고, 특히 무등산이라는 하나의 지질유산을 둘러싼 광주·전남·담양·화순 4개 지자체가 지질공원 운영에 공동 협력한 점을 가장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담양 추월산 구상암·담양 하천습지·금성산성 화산암군·담양 가마골 등 지질명소 4곳 추가 발굴 등 최초 인증 시 권고사항이었던 ‘지질유산과 자연 및 문화유산 사이의 연계 강화’를 노력한 점도 인정받았다.

이번 무등산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은 전 세계 15곳 중 5곳이 최종 인증에 실패할 정도로 유네스코 심사 기준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재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재인증 과정에서 제안한 권고사항 4가지(유네스코 브랜드 공동 홍보, 방문객 센터와 안내센터 추가 설치, 지질명소와 관련된 지역 정보(설화·문화 등) 활용, 기후변화·자연재해·지속가능개발 목표 등을 담은 지질공원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무등산의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에 따라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통합본부 구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동아시아 플랫폼 센터 건립 등에 나선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통합본부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의 지속성 유지와 효율적 관리·운영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통합본부 구축을 위해 가칭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연구진흥원을 설립한다. 진흥원은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2실 4팀 18명이 근무하며 연구·보존, 기획·전시, 문화관광·교류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통합본부는 지난 2018년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상생방안으로 오는 2025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된다.

동아시아 플랫폼센터는 광주 북구 충효동 일원에 총 6800㎡ 부지에 국가지질공원 사무국,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통합본부가 들어서게 된다.

총 사업비는 327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은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은 물론 주상절리대 등 천혜의 경관을 품은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온전히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합리적 관리와 복원을 통해 미래 100년을 담보하기 위한 중장기 보존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