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친구들과 놀면서 공부해요”
● 장성 중앙초 늘봄학교 가보니
전남 교육부 늘봄학교 시범 운영
초1·2 대상 에듀케어 선도적 준비
오후 7시까지 돌봄… 특수교육도
도교육청·학교 등 협업 적극 활용
2023년 03월 21일(화) 18:00
지난 20일 장성 중앙초등학교 수성반에서 늘봄수업이 열렸다. 이날 16명의 학생이 모여 오카리나 수업을 들었다. 강사가 장성초 1·2학년들에게 오카리나 연주법을 교육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떴~다 떴~다 비행기~”

지난 20일 찾은 장성 중앙초등학교 수성반. 1학년과 2학년 학생 10여명이 모인 이 곳에서는 오카리나 악기를 다루는 수업이 한창이다. 이제 막 학교 생활을 시작한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오카리나를 불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오카리나 구멍을 막았다 떼면서 동요 ‘떴다떴다 비행기’를 연주했다. “삐~” 오카리나에서는 아름다운 새소리가 흘러나왔다. 악기 사용이 서툴러 아직 한곡을 완주하기 힘들지만, 아이들은 그저 즐거운듯 얼굴에 웃음꽃이 한가득 피어났다.

1학년 장예원(8)양은 “오늘은 방과 후 수업 중에 가장 좋아하는 오카리나를 배운다. 아직 잘 못해도 재밌어서 매일 불고 있다”며 “집에서는 오카리나 대신 피리를 불고 있다. ‘날아라 비행기’를 다 연주하고싶다. 수업이 끝나도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장성 중앙초는 올해 ‘2023 전남 늘봄학교 시범운영’학교로 선정돼 지난주부터 에듀케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합친 개념으로, 희망 초등학생들에게 정규수업 후 양질의 교육·돌봄(EduCare)을 제공한다.

교육부 지침에는 초등학교 1학년이 늘봄교실 대상이지만, 장성 중앙초는 2학년까지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학교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장성 중앙초는 이르면 4월부터 늘봄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대해 특수교육 대상자를 포함한 참여 희망 학생 모두를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오후 4시반까지 운영되지만, 희망자에 한해 오후 7시까지 저녁돌봄교실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철호 장성 중앙초 교감은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로 지정된 직후 기간제교사를 충원하는 등 타 시범학교에 비해 선제적으로 준비했다”며 “기존 돌봄은 돌봄전담사 주도 하에 하루 1개씩 특별활동 강좌가 열렸는데, 늘봄학교 에듀케어는 자원봉사자가 매 시간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앙초는 학생 수요조사를 통해 총 1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는 만큼, 에듀케어 전용실 확대 등 시설 여건 개선 문제는 늘봄학교의 과제로 지적됐다. 장성 중앙초 관계자는 교육지원청, 전남교육청과의 협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예산 부족 등 늘봄학교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바로바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철호 장성 중앙초 교감은 “발빠른 인력 충원 덕에 순조롭게 사업이 시작돼 맞벌이가정의 돌봄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 부분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성중앙초의 늘봄교실이 잘 정착돼 지역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수용 장성중앙초 교장은 “시범운영 학교로 선정된 만큼 기대감과 부담감이 있다”며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최선을 다해 향후 도교육청 정책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양가람·송민섭 기자